국립 서울대에 교수 한 명이 학부생 120여명과 대학원 석ㆍ박사과정 60여명에 대한 강의를 도맡아야 하는 학과가 있다.최근 학생들이 대자보를 붙이고 성명을 발표해가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이 학과는 사범대 물리교육과. 5명이던 교수 가운데 3명은 '두뇌한국(BK)21' 사업 이후 자연대 물리학부로 옮겨갔고 1명은 안식년을 맞는 바람에 정년을 1년 남긴 박승재 교수 혼자 모든 것을 책임지고 있다.
박 교수는 "총장에게 편지를 보내 탄원도 했지만 대학본부측은 교수 충원 요청에 대해 아무런 대답이 없다"며 "혼자서 여섯 강좌를 맡으면서 학과장의 행정업무까지 처리해야 하는 상황에서 180여명의 학생을 제대로 지도할 수 있겠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 학과에선 대학원 강의까지 시간강사들이 맡고 있는 형편이다.
이같은 교수부족 현상은 화학교육과(3명), 생물교육과(2명)도 마찬가지다. 사범대의 한 교수는 "BK21 사업 추진의 여파로 공대는 교수가 35명이 늘어난 반면 사범대는 9명이나 줄었다"며 "우수교수를 양성할 여건이 안돼 있다면 차라리 사범대를 폐지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학본부측은 여전히 "교수 정원이 동결돼 당장 충원하기는 어렵지만 노력은 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대답만을 되풀이하고 있다.
양정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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