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대학로 주변 관공서마다 정체 모를 중년신사가 나타나 100만원 현금봉투를 두고 가는 일이 잇따라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40대 중반으로 보이는 이 신사는 지난달 5일 오후 혜화동사무소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수고한다"며 두고 간 쇼핑백에는 음료수 한 박스와 1만원권 100장이 든 봉투가 들어 있었다. 동직원 김현진(여ㆍ32)씨는 "돈봉투를 보고 곧바로 뒤쫓아 나갔지만 이미 사리진 뒤였다"고 말했다. 이 신사는 지난 2일에 다시 찾아와 돈봉투를 두고 갔으나 알아본 직원이 없어 역시 놓쳐버렸다.
이 같은 일은 동대문경찰서 교통계(3월8일), 연건소방파출소(4월9일) 건강보험공단 종로지사(9일) 혜화지하철역사무소(12일) 등에서도 잇따랐다. 쇼핑백에 든 액수는 모두 100만원. 목격담을 종합하면 이 신사는 170cm정도의 보통 키에 희끗희끗한 머리의 평범한 얼굴이다.
뜻밖의 돈을 받은 관공서들은 돈 처리에 난감한 상황. 혜화역의 경우는 내부 감사부서에 보고하고 유실물센터에 돈을 보관하고 있다.
한편 동대문경찰서 관계자는 "최근 수소문 끝에 당사자로 보이는 사람을 찾아내 억지로 돈을 돌려줬다"며 "그러나 그가 끝내 자신이 아니라고 부인해 지금까지도 찜찜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정녹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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