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정오 서울 종로구 종로1가 국세청 앞. 참여연대의 재벌일가 변칙상속 조사촉구 시위에 참여, 이날은 택시기사 장홍국(52)씨가 구호판을 목에 걸었다. "정의과세 구현하자는데 사납금이 문젭니까."외국에서나 흔히 볼 수 있었던 '나홀로 시위'가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새로운 시위문화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외국대사관이 입주한 건물이나 입법기관 주변 100㎙ 이내에서는 집회(2인 이상)를 할 수 없다'는 현행법의 틈새를 이용한 것.
16일 서울에서만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을 촉구하는 미국대사관 앞 시위 ▦전철역 장애인 추락사고에 항의하는 장애인단체의 정부중앙청사 앞 휠체어시위 등 6건의 1인 시위가 이어졌다.
시민의 호응도 상당하다. 미대사관 앞 시위에는 20일 40대 가정주부가 참여할 예정이고, 장애인관련 시위에는 서울 정신여고생들이 번갈아 참여하고 있다. 4개월간 87차를 이어온 참여연대의 국세청앞 시위 경우에는 장씨를 비롯한 일반 참여자가 70명을 넘었다.
새로운 시위방식 대응을 놓고 경찰이 적잖이 당황하고 있는 것은 사실. 경찰 관계자는 "무엇보다 여럿이 일정 간격을 두고 벌이는 '변형 1인 시위'에 대해서는 법규정이나 판례가 아예 없어 난감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달 5일 25㎙씩 간격을 두고 대우차 부평공장을 둘러싸는 1인 시위를 벌이려던 노조원 121명은 연행됐으나, 같은 달 1일 소파비준에 항의하는 10여명이 미대사관 앞에서 10여㎙ 간격으로 시위를 벌였을 때는 별 탈없이 지나갔다.
안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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