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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포커스 / 북한에서도 '왕건'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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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포커스 / 북한에서도 '왕건' 인기

입력
2001.04.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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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건(王建)’이 남북한 양쪽에서 대단한 인기를 끌고 있다. 남한에서는 KBS의 대하 드라마 ‘태조 왕건’이 화제를 모으고 있으며, 북쪽에서는 ‘지도자 왕건’을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버금가는 인물로 소개하고 있다.북한의 대중 월간지 ‘천리마’는 최근호에서 왕건이 후백제 견훤(甄萱)과 신라 경순왕(敬順王)의 귀순을 받아들인 후, 견훤의 아들 신검(神劍)을 쳐부수고 후삼국을 통일하는 과정을 시리즈 형태로 소개하면서 왕건을 '지도자로서 갖춰야 할 모든 덕목을 갖춘 인물'로 묘사했다.

금년 1월호에서는 견훤이 아들에게 유폐됐다 탈출, 왕건에게 투항하는 장면에서 “자애 넘친 미소를 지으며 마중 나갔다” “견훤은 이미 왕건의 대범한 성품을 알고 있었다” 등으로 왕건의 훌륭한 인품을 강조하고 있다.

또 견훤의 아들 신검과의 일전을 앞둔 장면에 대해 “통일을 열망하는 사람은 포섭하고 반대하는 자는 쳐야 한다며 단호한 결심을 내렸다”는 식으로 왕건이 통일을 향한 남다른 열정과 결단력을 갖추고 있었음을 강조했다.

2000년 9월호에서는 개성에 있는 ‘왕건릉’ 기행기사에서 그를 “고려국을 세우고 우리나라 역사에서 첫 통일국가를 세운 왕”이라고 소개했다.

왕건에 대한 평가는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찬양과 너무나 흡사하다. 평양 언론들은 김 국방위원장을 “비범한 예지와 결단력, 자애로운 인품을 갖춘 영도자”라며 통일에 대한 열정을 묘사하고 있는데 이것이 왕건에 대한 평가와 일치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일부에서는 북한이 김일성 주석은 ‘현대판 단군’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현대판 왕건’으로 내세우려 하고 있다는 분석까지 제기되고 있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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