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그의 이름 앞엔 '뚝심의 승부사'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냉혹한 코트의 현실에서 살아남기 위해 '패하면 굶는다'는 각오를 품은 그에게 우승은 절대가치였고 곧 생계와 직결되는 문제이기도 했다. 그래서 그는 진정한 '프로'다.한국사회의 고질적인 '학력의 벽'을 뛰어넘어 성공시대를 연 프로농구 창원 LG의 김태환(51)감독. 2000-2001 시즌이 프로 데뷔무대였음에도 특유의 공격농구로 스타플레이어보다 더 높은 인기를 몰고다니며 소속팀을 정규리그 2위(30승15패), 챔피언결정전(1승4패) 준우승으로 이끌었던 그를 만나보았다. 다시 빈손으로 출발선상에 선 김 감독의 다음 시즌 화두는 역시 우승이었다.
-프로 첫 시즌을 성공적으로 보냈는데, 아마와 프로의 차이점은.
"아마보다는 시간적 여유가 없고 힘이 많이 듭니다. 전력의 절반을 차지하는 용병의 선발 및 관리도 그렇고 항상 준비하고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 아마와 다릅니다."
-지난 시즌 7위에 그쳤던 LG를 2위까지 끌어올렸는데.
"조성원 조우현 등 트레이드를 하다보니까 신장이 작아졌죠. 출발때는 손해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고, 신장이 작아 고전한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개개인의 장점을 살리고 내 스타일을 접목시킨 것이 적중해 2위를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챔피언결정전에서 3차전을 놓친 것 등 아쉬운 순간이 많았을텐데.
"챔피언결정전때 홈에서 3,4차전을 놓친 것이 가장 안타깝습니다. 지도자생활을 하는 동안 잊지 못할 경기가 될 것 같습니다. 3,4차전을 잡았으면 길게, 마지막 승부를 다시 볼 수 있었는데 너무 일방적으로 무너진 것이 아쉽습니다."
-농구철학이 있다면.
"최선을 다하자 입니다. 남보다 조금 더 연구하고 뛰는 것이 농구인생을 지켜준 동력입니다.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패배는 절대 생각하지 말도록 이끕니다.
즉 몰아붙이는 스타일입니다. 하면 된다는 자신감, 인화가 아무리 힘든 연습도 견딜 수 있게 해준다는 신념아래 선수와 코칭스태프가 일체가 되도록 노력합니다."
-프로데뷔때의 각오는. 아버지로서 남편으로서 점수는.
"프로에서 지도자생활을 한다는 사실이 너무 기뻤습니다. 한편으로는 프로에서 통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도 들었지만 도전하는 입장에서 프로에 입문했습니다. 1남1녀인데 좋은 점수를 기대할 순 없겠죠. 아들(준성ㆍ대방초등 6년ㆍ155㎝)도 농구를 하고 있어 이해해 주는 편이죠."
-아직도 대학졸업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까.
"체계적인 이론을 공부하기 위해 체육학과에 들어가고 싶고, 학업연장의 꿈도 갖고 있습니다. 외국서적도 보고, 비디오도 많이 봅니다. LG에 와서는 전 시즌의 진 경기를 보고 또 보며 분석했죠. 공부의 목적은 기본기를 잊지 않고 가용자원을 극대화, 상대방에 대한 대응전력을 분석하는 것이죠."
-어느새 지도자생활 30여년이 됐는데 한(恨)이 있다면.
"학력(동대문상고졸업)면에서 내세울 게 없다 보니 끌어주는 선배도, 밀어주는 후배도 없어 외로움을 많이 겪었죠. 저같은 사람은 성적이 몇 년 쌓여야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에 지도자생활이 남들보다 힘든 것이 사실이죠."
-올해 보여준 외곽위주의 농구가 선수구성상 고육지책이었다는 지적도 있는데.
"포스트맨이 강하면 농구스타일도 달라지겠죠. 그러나 골밑이 약했기때문에 3점슛이 10개 정도 터져야 레이스를 쉽게 이끌어갈 수 있었죠. 내년 시즌에는 센터를 보강하고 신인 송영진(198㎝)이 가세, 다른 농구스타일도 가능할 겁니다."
-팀을 이끄는데 가장 중요시하는 요소와 다음 시즌 전망을 해주시죠.
"지도자와 선수들간의 일체감이죠. 결국 인화를 바탕으로 선수들을 대해야 합니다.
기술적인 측면은 다음 문제죠. LG의 목표는 물론 우승입니다. 그러나 다음 시즌엔 6강 진출이 바늘구멍이 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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