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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大 진학반'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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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大 진학반' 열풍

입력
2001.04.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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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 고교와 학원가에 '외국 대학 진학반' 열풍이 불고 있다. 이미 유학반을 운영 중인 외국어고교 등에서는 지원자가 급증하고 있고, 일반 사립고와 비평준화지역 고교도 잇따라 사실상의 유학준비반를 설치할 움직임이다.수도권지역 과학고의 한 교사는 "내신 불이익 때문에 대학 입학을 확신할 수 없다면 똑같은 노력을 기울여 인지도가 더 높은 외국 명문대학으로 가는 게 낫지 않느냐"며 "국내대학 진학을 포기한 학생들의 성공사례가 잇따르고 있고, 교육이민도 급증하고 있어 이런 추세는 당분간 확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1999년부터 외국 대학 희망학생들로 'SAP(Study of Abroad Plan)반'을 운영해 온 D외고에서는 지난해 9명에 이어 올해에도 스탠퍼드대, 듀크대 등 미국 명문대학으로부터 졸업생 13명의 합격통지서를 받았다. 자체 자격시험을 치르는 SAP반에는 올해 신입생도 86명이나 지원, 인기가 절정인 상태다.

H외고 등 서울시내 대부분의 외국어고와 일부 과학고 역시 '경쟁적'으로 유학반을 신설했으며, S고, H고 등 일부 사립고에서도 유학반 설립 문제가 구체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유학원이 아닌 일반 입시학원에서도 유학반 모집이 늘고 있다. 서울 강남의 H학원 최모(33) 원장은 "명문대 입학 수준의 우수학생들이 하버드나 옥스퍼드 진학을 희망해 최근 미국 명문대학 출신 강사를 채용해 10명 규모의 특별반을 편성했다"고 전했다.

강남 K학원, 종로 E학원 등 대학생 전용 해외유학반을 운영했던 외국어학원들도 최근 잇따라 고교반을 추가 편성했다.

서울대 김안중(金安重ㆍ교육학) 교수는 "외국 명문대학 진학 자체를 나쁘다고 할 수는 없는 일"이라면서도 "획일적인 입시제도가 우수학생들의 피해의식을 가중시키고 있음을 교육당국이 하루 빨리 인식해야 국내 대학들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 훈기자

hoony@hk.co.kr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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