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소의 뚝심이 빛났다.'모래판의 들소' 김경수(LG)는 15일 충남 보령 대천체육관에서 열린 2001 세라젬마스타 보령장사 씨름대회 지역장사 결정전(5판 다승제)에서 '모래판 지존'이태현(현대)를 3-1로 누르고 올시즌 첫 지역장사 타이틀을 차지했다. 99년 9월 포항대회이후 1년 6개월만으로 통산 4번째 지역장사.
이태현의 최대 라이벌은 슈퍼골리앗 김영현(LG)으로 알려져 있지만 상대전적에서 가장 큰 적은 같은 들배지기를 주무기로 하는 뚝심의 김경수.
이 대회 전까지 상대전적 21승19패로 이태현이 근소한 우위를 차지했지만 올해 첫 대회인 설날장사, 13일 백두장사 8강서 맞붙어 잇따라 김경수가 승전보를 울리며 올시즌 '지존' 이태현의 발목을 잡아왔다.
막상막하의 숨막히는 접전이었다. 첫째판을 들배지기에 이은 밀어치기로 이태현이 가볍게 따내자 이에 질세라 김경수는 맞배지기로 이태현의 무릎을 꿇렸다. 하지만 김경수의 뚝심이 이태현의 테크닉을 눌렀다.
김경수는 셋째판서 왼 덧걸이에 이은 밀어치기로 이태현을 메쳤고 넷째판서도 엄청난 힘겨루기끝에 이태현을 뿌려치기로 모래판에 꽂아 감격적인 장사타이틀을 차지했다. 김경수는 팀동료인 백승일, 이태현은 신창건설의 윤경호를 각각 2-1로 꺾고 결승에 올랐었다.
특히 '소년장사'에서 '방랑장사'로 추락, 1년여 동안 모래판 바깥에서 방황했던 백승일(25)은 LG로 옷을 갈아입고 선을 보인 이번대회서 팀 동료인 염원준을 물리치고 4강에 오르며 재기의 청신호를 울렸다. 95년 6월 청주장사대회서 4강에 오른 이후 6년만이다.
한편 지난 13일 백두장사 결승에서 장외 밀어치기에 따른 신봉민의 부상 기권으로 꽃가마를 탔던 김영현은 육체적, 정신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해 신봉민과 함께 불참, 지역장사 타이틀전은 다소 맥 빠진 대회가 됐다.
/보령=정진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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