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는 이르면 2002년부터 현행 영어ㆍ수학과목에 이어 국어과목도 신입생을 대상으로 평가시험을 치러 일정수준 이하인 학생들의 정규 교과목 수강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서울대의 이 같은 방침은 쉬운 수능시험 위주의 고교교육으로 대학생들의 학력저하 문제가 심각해진 가운데, "성적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법대생들조차 사법시험을 준비할 때 가장 먼저 시작하는 게 한자공부라고 한다"(이현구ㆍ李鉉求 부총장)는 등 학생들의 국어(한자) 실력에 대한 교수들의 불만과 우려에 따른 것이다.
권영민(權寧珉) 인문대학장은 14일 "최근 몇 년간 신입생들의 국어실력 저하 문제가 심각해, 일부 교수들이 국어과목도 시험을 치러 일정수준 이하인 학생들은 정규 교과목을 수강할 수 없도록 하고 '보충학습'을 시키는 등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고 말했다.
권 학장은 "특히 신입생들의 한자실력이 해마다 크게 떨어져 한자를 몰라 교과서를 읽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아 수업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정도"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일부 교수들이 수업시간에 학생들을 대상으로 자체적으로 국어시험을 실시한 결과 맞춤법, 외래어 표기법 실력 등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서울대는 최근 대학에서 많이 쓰는 한자를 모아 엮은 '대학 한자'라는 별도 교과서를 만들어 가르치고 있으며, 이번 학기 중간고사를 이용해 전체 신입생들의 한자실력을 평가해 대책을 강구할 방침이다.
양정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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