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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속으로] 가와바타 야스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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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속으로] 가와바타 야스나리

입력
2001.04.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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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 4월16일 일본의 소설가 가와바타 야스나리(川端康成)가 즈시의 한 아파트에서 73세로 자살했다. 그의 추천으로 등단한 소설가 미시마 유키오(三島由紀夫)가 할복한지 두 해도 되기 전이었다.가와바타는 오사카에서 의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의 성장기는 연이은 상실감으로 채워졌다.

유년기에 아버지 어머니 누이 할머니를 차례로 잃은 가와바타는 할아버지 슬하에서 자랐지만, 그 할아버지 마저 열다섯 살에 잃고 백부와 함께 살게 됐다. 그 시기에 써서 스물여섯 살에 발표한 '열여섯 살의 일기'는 할아버지의 마지막 순간들을 기록하고 있다.

도쿄 대학에서 영문학과 일본문학을 공부한 가와바타는 그 뒤 갖가지 실험주의적 산문 문학을 편력한 끝에 일본의 세계로 돌아갔다. 그 일본적인 것의 정점은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설국(雪國)'일 것이다.

1935년부터 단편(斷片)들이 발표되기 시작해 13년이 지난 뒤인 1948년에야 그 결정판이 출간되는 '설국'은 도쿄 출신의 무용 연구가 시마무라가 설국의 게이샤인 고마코에게 끌려 그 지방의 온천장을 세 번 찾아가는 이야기다.

'설국'은 스토리의 소설이 아니라 분위기의 소설이다. 시마무라와 고마코 그리고 그 사이에 끼어드는 미소녀 요코가 빚어내는 분위기는 온갖 비현실적인 것들로 가득차 있다. 그것은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분위기라기보다는 차라리 설국이라는 자족적 공간이 만들어내는 분위기다. 도시에서 떨어진 이 설국에서, 시간은 멈추고 삶은 현실감을 잃으며 사랑과 감각은 극도로 순정하다.

가와바타는 데뷔 시절의 무용가 최승희를 크게 평가해 일본에 알린 사람이기도 하다.

1950년부터 1951년 사이에 발표된 '무희(舞姬)'는 최승희를 모델로 삼았다.

가와바타는 1968년에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고종석 편집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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