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상용(崔相龍) 주일 대사의 귀임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10일 소환된 최 대사는 당초 3ㆍ4일 정도 국내에서 '업무 협의'를 한 뒤 15일께 귀임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최 대사의 귀임이 상당 기간 늦춰질 것으로 알려지면서 여러 해석을 낳고 있다.정부는 이에 대해 국내에서 할 일이 남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17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 19일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 대책반' 2차 회의 등에 최 대사가 참석해야 하는 만큼 조기 귀임이 어렵다는 것이다.
최 대사에게 마땅히 쥐어보낼 카드가 없기 때문에 귀임을 늦출 수 밖에 없다는 지적도 있다. 왜곡 재수정에 대한 일본측의 입장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최 대사가 빈 손으로 돌아갈 경우 '항의 소환'의 의미가 희석된다는 것이다. 이 점에서 그의 귀임은 일본 역사교과서에 대한 정부 최종 분석이 나온 뒤로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
16일 도쿄(東京)에서 열리는 주일 한국문화원 주최의 연극 '황진이' 공연에 아키히토(明仁) 일본 천황이 참석하는 것과 연결짓는 관측도 있다. 국민들의 반일 감정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사가 일본 천황을 영접하는 모양새는 부담이 된다는 얘기다.
'황진이' 공연단 단장인 이상수(李相洙) 국민회의 총무가 일본 천황과의 조우를 피하기 위해 15일의 개막행사에만 참석키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최 대사의 귀임이 늦어지면서 '외교적 손실'을 우려하는 시각도 만만찮다. 일본 각계를 상대로 한 주일 대사관의 현지 활동이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일본 천황이 한국 문화원 주최 연극을 관람하는데 현지 대사가 이를 '외면'하는 것은 거꾸로 일본 국민들의 정서를 자극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최 대사의 조기 귀임과 국내 체류 연장에 따른 이해득실을 여러 측면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승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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