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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무원 송환이후 양국관계는 / 한숨돌린 美-中 '연착륙' 장담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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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무원 송환이후 양국관계는 / 한숨돌린 美-中 '연착륙' 장담못해

입력
2001.04.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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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대치국면은 끝났지만, 문제는 이제부터다."정찰기 승무원 송환으로 한 시름 놓은 조지 W 부시 미국 행정부의 대 중국 관계는 지금부터가 가시밭길이다. 사실상 중국으로부터 기선을 제압당한 '전력(前歷)' 탓에 부시 대통령의 향후 대중 정책은 보수, 진보 양 진영으로부터 언제든 정치적 협공을 받을 수 있는 취약성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부시 행정부는 "정찰기 사건은 별개의 사안이며 대중 관계는 여전히 호혜적 입장에서 취해 나갈 것" 을 천명했지만, 의회의 생각은 이와는 다르다.

대 중국 카드로 사용돼 온 대만 관계에서 강경세력이 점점 득세하고 있고, 중국 인권에 대한 경고도 정찰기 사건이후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대만에 대한 미국의 개입이 더 많아질 수 밖에 없다" 는 트렌트 로트 공화당 상원 원내총무의 발언은 대중 관계에서 행정부보다 의회가 주도권을 쥐어 나가게 될 것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행정부로서는 관대한 정책을 펴면 유약한 것으로, 반대로 정면 대응할 경우 '정찰기 사건에 대한 보복' 이라는 비난을 살 수 있는 딜레마에 빠져버린 형국이다.

관심의 초점은 대만에 대한 미국의 무기판매가 어느 선에서 결정될 것인가와 중국이 국운을 걸다시피 하는 올림픽 유치를 미국이 지지할 것이냐 여부.

이에 따라 향후 양국 관계가 크게 좌우 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항구적 정상무역관계(PNTR) 등 폭발력 면에서는 '경제적' 카드가 훨씬 더 강력하지만, 양국 교역량이 연간 1,160억 달러에 달할 만큼 커져 미국으로서도 경제를 볼모로 하는 것은 엄청난 부담이다.

따라서 부시 행정부가 정찰기 사건으로 명예가 실추됐다고 판단, '중국 길들이기' 로 나올 경우 당장 효험을 볼 수 있는 것은 대만 무기판매와 올림픽카드 정도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초미의 쟁점인 이지스 시스템 구축함은 일단 의회 내 강경분위기로 보아 판매가 강행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금까지는 양국의 대결구도를 피하고 정치ㆍ외교적 지렛대로 활용한다는 게 지배적이었으나, 만만찮은 중국의 '뱃심' 을 확인한 부시 행정부로서는 조기에 이를 실전 배치할 수 있는 여건을 맞은 셈이다.

중국의 2008년 올림픽 유치는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까지 맞물려 양국간 가장 민감한 사안으로 지적되고 있다.

중국은 올림픽의 '순수성' 을 강조하며 유치를 위해 지금까지 무려 2,400만 달러 이상을 쏟아 부었고, 반면 중국 반체제 그룹, 세계 자연보호단체 등은 중국의 '과거' 를 거론하며 강력 반대하고 있어 올림픽 문제는 이미 체육계의 손을 떠난 정치적 사안으로 확대된 상태다.

일부에서는 2008년 올림픽이 동서 진영 대립으로 반쪽으로 치러졌던 1980년 모스크바 대회와 1984년 로스앤젤레스 대회와 같은 정치 올림픽으로 전락할 지도 모른다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양국이 21세기를 주도하는 파워게임이라는 측면에서 사안별로 힘겨루기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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