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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號 '波高'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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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號 '波高'넘나

입력
2001.04.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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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운영난을 겪고 있는 현대의 금강산 관광사업에 대한 정부의 방침에 중대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현대가 4월 말까지 정부조치가 없으면 '중대' 결단을 내리겠다는 '최후통첩성'건의로 정부를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해양수산부 정우택(鄭宇澤) 장관이 금강산 해상호텔 내 카지노 설치를 허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통일부 고위당국자도 남북협력 기금 지원을 검토할 수 있다는 시사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당국자들의 발언은 현대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은 불가하다는 지금까지 입장과 상반되는 것이서 정부가 금강산사업에 대한 본격적인 지원 수순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낳고 있다.

▲금강산 관광사업 현황

1998년 11월 금강산 사업이 시작된 이래 지난 2월말 현재까지 투입된 비용은 부두, 온천장, 공연장 등 시설투자에 1억2,600만 달러, 관광선 임대비 1억5,600만 달러, 토지이용권 및 관광사업권에 대한 대가 3억5,600만 달러 등 총 6억3,800만 달러에 달한다. 7,000억원이 넘는 수준이다.

관광사업 대가는 관광객이 연간 50만 명에 이른다는 전제로 지불한 것이지만 실제 관광객은 절반에도 못 미쳤다. 현대상선의 경우 이미 투입된 비용은 차치하더라도 하루 6만 달러가 넘는 용선료를 비롯, 각종 인건비 등을 고려할 때 적자규모가 연 800억원에 이르고 있다.

현대상선의 지난해 일반 영업이익이 1,500억원인 것을 고려할 때 금강산사업에서만 절반을 까먹은 셈이다.

▲현대의 요구

현대 요구의 핵심은 정부의 확실한 지원으로, 지원이 없으면 현실적으로 사업을 지속할 수 없다는 것. 당장 현대가 정부에 요구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현대상선은 정부가 카지노와 면세점을 허용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카지노와 면세점이 개설될 경우 적자폭이 현재의 절반 정도로 줄 것으로 보고 있다.

관광객 숫자가 늘 수 있고 카지노 운영을 통해 적자폭이 상당부분 메워질 것이라는 점이다. 여기에 현재 5척인 유람선을 한 두 척 줄여 이를 동남아 등에 다시 임대 한다면 이익은 못 내더라도 그럭저럭 꾸려갈 수는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둘째, 관광활성화를 위해 남북협력기금을 지원하라는 것이다. 남북협력기금을 직접 현대의 대북사업에 투입하는 것은 현대가 30대그룹에 속하기 때문에 법규정상 불가능하다.

대신 실향민의 금강산 방문이나 중고교생의 금강산 수학여행 등에 정부가 남북협력기금을 지원하면 문제가 쉽게 풀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현대는 정부가 추진하는 육로관광 등은 성사되더라도 시간이 걸리고 관광공사와의 합작법인 설립 등도 현실성이 없다고 보고있다.

▲임박한 정부의 선택

정부는 현대의 금강산사업에 대해 일종의 '평화비용'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사업중단은 있을 수 없다는 게 전반적인 기류이다. 따라서 야당과 여론의 따가운 눈총 때문에 금강산 사업에 대한 지원을 망설이고 있지만 결국에는 대승적 차원에서 지원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정장관등의 발언이 원론적인 언급이기는 하지만 정부 정책변화에 대한 신호탄이라는 해석을 낳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임박한 정부의 선택이 어떤 방식이 될 지 궁금하다.

조재우기자

josus6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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