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방문중인 다이빙궈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여야의 유력 정치인들을 집중 접촉, 이들에게 두 종류 '선물'을 전달한 것이 정가의 화제다.戴 부장은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와 민주당 이인제 최고위원에게 제갈 공명의 '출사표'가 적힌 죽간(대나무로 만든 책)을 선물했다.
반면 자민련 김종필 명예총재, 민주당 김중권 대표, 한화갑 최고위원 등은 '손자병법(孫子兵法)'이 적힌 죽간을 선물 받았다.
戴 부장은 11일 이회창 총재와 오찬을 함께 하며 "특별한 경우에 특별한 사람에게만 주는 것"이라며 출사표를 건넸고, 12일 이인제 최고위원과의 조찬 회동에서 "내년에 영광이 있기를 바란다"며 출사표를 선물했다.
정치권에선 "출사표든 손자병법이든 다른 의미가 있겠느냐" "출사표와 손자병법이 대결하면 누가 이기느냐" "하필 두 사람에게만 출사표를 줬을까" 등 여러 얘기가 나왔다.
올초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 때 영접을 맡았던 戴 부장은 11일 김대중 대통령을 예방하고 임동원 통일장관도 면담했다.
정치권 인사들은 "戴 부장이 내년 대선 및 남북관계와 관련된 핵심 인사들을 두루 만나 한국 정세를 분석하는 등 다목적 외교를 펼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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