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의 미래가 조직 폭력배들이 움직임에 달려 있다고 한다면 믿을 수 있을까.대부분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일축하겠지만 최근 증시 일각에서는 "러시아 마피아가 달러 사재기에 나서고 국내 조폭들이 벤처기업에 투자하면서 조폭의 움직임에 증시가 영향을 받는 상황이 초래되고 있다"는 분석이 흘러 나오고 있다.
■ 달러 강세는 러시아 마피아의 작품
러시아 마피아가 '달러 사재기'에 나서면서 달러 강세가 초래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한국 증시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이색적인 주장이 나오고 있다.
동원경제연구소 동향분석실 강성모 차장은 "내년부터 유로화 통용이 시작돼 보유중인 마르크화를 유로로 환전할 때 자금출처 조사를 우려하는 러시아 범죄조직이 마르크화를 매도하고 대신 달러를 사들이고 있다는 분석이 외환시장에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파이낸셜 타임즈도 최근 "분데스방크(독일 연방은행) 에른스트 벨테케(Ernst Welteke) 총재가 러시아를 이례적으로 방문한 것은 러시아 범죄조직과 일부 중산층 시민들에게 마르크화의 유로화 환전을 100% 보장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보도했다.
파이낸셜 타임즈에 따르면 현재 시중에 유통중인 마르크화는 2조6,000억 마르크에 달하는데 이중 30% 가량인 800억 마르크가 러시아 등 동구지역에 잠겨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동원경제연구소 강성모 차장은 "달러화 강세가 러시아 마피아의 '달러 사재기' 등 일시적 요인에 따른 것이라면 한국 증시에서 환율하락으로 인한 외국인들의 대량 이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전망했다.
■ 벤처업계 대주주는 조폭
자금난에 빠진 벤처업계에 국내 조폭들의 자금 수백억원이 흘러들어와 결과적으로 국내 증시 역시 조폭들의 간접 영향권에 들어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강남 사채업계와 벤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이후 극심한 자금난에 빠진 벤처업체들이 출처 불문하고 헐값에 지분을 넘긴 것을 계기로 조폭 자금이 벤처업계에 유입된 상태이다.
강남 사채업계의 흐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한 대형 조폭의 경우 위장 대리인을 내세워 평균 50억원 정도의 자금을 10여개 벤처에 5억원 가량씩 분산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1999년과 지난해 벤처 초호황기 때 자신들이 보호하던 일부 룸살롱 마담들이 벤처에 투자해 큰 돈 번 것을 눈여겨 봤던 조폭들이 지난해 '묻지마 투자'에 나섰다가 손해를 본 상태"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일부 벤처기업의 경우 조폭 투자자들로부터 손해를 보상하라는 압력까지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조폭들이 투자수익을 올리기 위해 벤처기업의 코스닥등록 등을 무리하게 추진할 경우 가뜩이나 침체 상태인 장외시장은 물론이고 시장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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