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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속으로] 보스토크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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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속으로] 보스토크 1호

입력
2001.04.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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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1년 4월12일 세계 최초의 유인 인공위성인 옛 소련의 보스토크 1호가 발사됐다.탑승자는 유리 가가린. 한 시간 29분만에 지구 상공을 일주함으로써 인류 최초의 우주 비행사가 된 가가린은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본 감상을 "지구는 푸른 빛이었다"라고 함축적으로 표현했다.

보스토크는 러시아어로 '동쪽'이라는 뜻이다. 이 이름을 단 인공위성은 그 뒤 6호까지 발사됐다. 제3호와 제4호는 하루 사이를 두고 발사됐는데, 가장 접근했을 때 두 인공위성의 간격은 5km로서 최초의 그룹 비행을 했다.

우주 랑데부를 위한 예비 실험이었던 셈이다. 제6호에는 최초의 여성 우주 비행사인 테레슈코바가 탑승했다.

가가린은 한국어로 된 인명 사전의 맨 앞에 수록된 사람이다. 앞으로도 그 자리를 빼앗을 사람이 쉽게 나올 것 같지는 않다.

가가린은 1934년 러시아 스몰렌스크에서 태어나 오렌부르크 항공학교를 졸업하고 공군에 입대했다. 우주 비행에 성공한 뒤 그는 중위에서 소령으로 특진해 소련 우주비행사대의 대장을 지냈다.

가가린은 68년 비행 훈련 중, 타고 있던 제트 훈련기가 모스크바 근교의 한 마을에 추락해 몸이 엉망이 된 채 죽었다. 이제 그가 사랑했던 조국 소련도 산산조각이 나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졌다.

유리 가가린의 유리는 조지 워싱턴 할 때 조지의 러시아어형이다. 그 스페인어형은 호르헤, 이탈리아어형은 조르조, 독일어형은 게오르크다.

이 이름들의 기원은 그리스어 이름인 게오르기오스다. 게오르기오스는 '땅에서 일하는 사람'곧 '농부'라는 뜻이다.

맨 처음으로 게오르기오스라는 이름을 지녔던 사람은 농부였을까? 그 게오르기오스의 아득한 후배 유리는 땅이 싫어 하늘로 날아갔다. 그는 자신의 근원을, 자신의 운명을 박차고 솟구쳤다.

고종석 편집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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