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지난 2월 이공계 신입생 1,44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수학(數學)능력측정시험이 '본고사 부활을 위해 의도적으로 어려운 문제를 출제한 뒤 수능 때리기에 나섰다'는 등 시험의 실시의도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이와 관련, 본보가 11일 이번 시험문제를 단독입수해 입시전문기관인 중앙교육진흥연구소에 난이도 분석을 의뢰한 결과, "수학Ⅱ를 정상적으로 공부한 상위권 학생이라면 충분히 풀 수 있는 문제들"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중앙교육진흥연구소 난이도 분석
모든 문제들이 수학Ⅱ에서 출제됐으며 난이도는 중~중상 수준이다. 특히 수학Ⅱ에서도 공간도형과 좌표, 벡터, 미ㆍ적분 분야에 한정돼 출제됐다.
요즘 수험생들은 쉬운 수능시험에 맞춰 공부하므로 평소 수능을 준비할 때 접하지 못한 문제들이어서 다소 어렵게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정상적으로 수학Ⅱ를 공부한 상위권 학생이라면 충분히 풀 수 있는 문제다.
수능시험에서, 특히 수학Ⅱ 분야는 기본개념만 알면 풀 수 있는 문항들만 출제되는데 이번 시험문제들은 기본개념의 원리를 이용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응용문제가 대부분이다.
전체적인 난이도는 과거의 대학별고사 '중 수준'과 비슷하다. 이번 시험에서 낙제생이 많았다는 것은 현재 고교 수학교육이 기본원리와 응용까지 가르치기 보다 수능점수 관리차원에서 쉬운 문제풀이에만 국한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특히 응용력과 사고력의 부재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볼 수 있다.
▦서울대 자체 채점결과 보고서 내용
이번 시험의 평균성적은 52.9점으로, 단답형과 서술형 문제를 각각 100점 만점으로 환산할 경우 평균성적은 69.9점과 43.6점이다.
또 각 문항을 100점 만점으로 환산하면 단답형의 경우 1번(76.6점), 2번(44.4점), 3번(80.7점), 4번(77.7점), 5번(71.5점)이고 서술형은 1번(6.9점), 2번(32.9점), 3번(62.9점), 4번(61.0점), 5- 1번(54.1점), 5-2번(42.5점)이다.
서술형의 경우 0점자가 많았는데 문항별로는 1번(1,300명), 2번(610명), 3번(250명), 4번(210명), 5-1번(140명), 5- 2번(500명)이다. 반면 단답형 문제는 만점자가 많아 1번(1,106명), 2번(641명), 3번(1,127명), 4번(1,122명), 5번(1,033명)이다.
수능시험에 대비해 공부한 많은 학생들이 서술형으로 물어볼 수밖에 없는 부분은 아예 공부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학생들이 아주 기초적인 계산은 물론 사고력이나 논리력이 요구되는 문제에 매우 약했으며 기본개념을 확고히 다지지 못한 것으로 여겨진다.
양정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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