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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간의 치열한 설전 / 中 '사과'요구에 美 유감→미안→매우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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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간의 치열한 설전 / 中 '사과'요구에 美 유감→미안→매우 미안

입력
2001.04.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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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의 공방은 중국의 '사과해라'와 미국의 '사과할 수 없다'를 중심으로 팽팽히 맞서 왔으나 미국이 11일 "중국 영공에 들어가 허가없이 착륙한 사실에 대해 매우 미안하다"고 고개를 숙인 것으로 종결됐다.사태 해결의 징조는 중남미를 순방중인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의 10~11일 발언에서 나왔다. 江 주석은 "중국은 국가주권과 영토와 관련된 원칙적인 문제들에 대해서는 절대로 어떠한 외부의 압력에도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양국의 사태 해결능력을 신뢰한다"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의 쑨위시(孫玉璽) 대변인도 이날 미국이 '미안하다(sorry)'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은 "올바른 방향으로 나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발언들은 "미국의 책임 회피는 용납할 수 없는 것"이란 츠하오톈(遲浩田) 국방부장의 7,8일 강경발언 이후 흐른 냉기류에 변화가 있음을 보여준 것이었다.

이에 앞서 미국은 거듭 누그러진 발언을 했다. 콜린 파월 미 국무부장관은 8일 "우리는 한 생명이 실종된 데 대해 유감어린 미안함을 나타냈다"고 말했으며,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9일 파월의 전날 발언은 "미국 행정부의 입장"이라고 확인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연일 "외교에는 시간이 걸린다"며 외교적 해결을 희망했다.

5일까지만 하더라도 중국의 입장은 강경했다. 부시 대통령은 파월의 '유감' 표명 다음날인 5일 "중국조종사와 전투기 실종을 '유감'으로 생각하고 조종사 가족들에게 기도를 보낸다"고 말했으나 江 주석은 이날 부시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유감발언은 충분치 않다"고 잘라말했다.

탕자쉬안(唐家瑄) 외교부장도 이날 "중국은 국가의 주권과 위신을 보호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백악관 공개서한 전문

부장 귀하.

미국정부를 대신해 본인은 이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들을 간략히 밝힌다.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콜린 파월 국무부 장관은 모두 귀국의 조종사와 항공기의 실종에 대해 진지한 유감을 표명했다. 우리가 그들의 손실에 대해 매우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점을 중국 국민과 조종사 왕웨이의 가족에게 전해달라.

우리측 정보에 따르면 사건의 진상은 아직 확실치 않지만 심각하게 기능이 손상된 우리의 항공기가 국제적인 비상절차를 따른 후 비상착륙을 했다. 우리는 중국영공 진입과 구두 허가 없는 착륙에 대해 매우 미안하게 생각하지만 승무원들이 안전하게 착륙해 매우 기쁘다. 우리는 승무원들의 복지에 주의를 기울이려는 중국측의 노력에 감사한다.

양측은 이 사건을 협의하기 위한 회담을 개최키로 합의했다. 회담은 2001년 4월 18일 개시한다. 이 회담의 안건에는 사건의 원인에 대한 협의, 장래 그러한 충돌사건을 회피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권고, EP-3 항공기의 신속한 반환을 위한 계획의 개발 및 기타관련 문제들이 포함된다. 우리는 이 회담에서 귀국 정부가 중국 인근에 대한 미국의 정찰임무문제를 제기할 의향을 갖고 있음을 인정한다.

재배 조지프 프루어.

■中외교부 성명요약

탕자쉬안 중국 외교부장은 11일 오후 이번 사건과 관련해 조지프 프루어 주중 미국 대사가 미국 정부를 대신해 작성한 편지를 전달 받았다.

탕자쉬안 부장은 이에 이번 사건은 미국이 전적으로 책임질 것과 중국 해안지역에 대한 정찰 행위를 중단하고 유사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을 당부했다.

프루어 대사는 편지에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콜린 파월 국무부 장관이 사건에 대해 진심으로 유감의 뜻을 표시했음을 밝혔다.

문제의 미국 비행기는 중국 영공을 침입해 주권을 침해함으로써 국제법과 중국의 관련 법규 및 지난해 5월 미중 양국이 위험한 해군의 활동을 중지하는 것에 대하여 합의한 내용을 위반했다.

양측은 이 사건과 관련한 문제들에 대해 계속 협상해야 하며 중국 정부와 인민은 미국이 사건을 정확히 설명하고 더 이상 정찰기를 중국 해안지역에 보내지 않으며 유사 사건의 재발을 막는 데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하는 바이다.

중국은 중미 관계를 포함한 모든 나라들과의 관계가 상호 주권 존중과 영토보전, 상호 불가침 및 내정불간섭 원칙에 기초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한다. 미국도 건설적인 태도로 중국과의 협상에 임하여 양국 관계가 발전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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