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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그룹 형제분쟁 해결 '가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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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그룹 형제분쟁 해결 '가닥'

입력
2001.04.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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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간에 계열사 지분매입 경쟁을 벌였던 대성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원로 회의' 의 중재안 제시로 해결 실마리를 찾고 있다.하지만 창업주의 유언장 해석과 대성산업 지분 매각 방법을 놓고 형제간의 이견이 완전 해소된 것이 아니어서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대성산업은 11일 서울 인사동 동덕빌딩에서 개최하려던 임시 이사회를 취소하고 앞으로 이사회를 개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대성산업 관계자는 대신 "계열사 지분매각과 관련해 대립되는 문제는 회사 중역 및 원로, 대주주간 회의에서 결정하되, 당초 합의서대로 대성산업은 고 김수근 명예회장의 장남 김영대 회장이, 서울도시가스는 차남 김영민 회장이, 대구도시가스는 3남 김영훈 회장이 각각 경영권을 유지하고 서로 계열사 주식을 매집하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대성산업은 당초 이날 이사회를 열어 법인이 소유한 자사주 펀드 80만주와 계열사인 서울도시가스(26.30%), 대구도시가스(62.94%) 지분 매각방안을 논의할 계획이었다.

그동안 대성산업은 자사가 보유한 서울도시가스와 대구도시가스 지분을 제3자에 매각할 경우 경영권이 바뀔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형제 기업에 팔 경우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시가의 2~3배는 받아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동생인 서울ㆍ대구도시가스측은 합의 각서대로 매매시점의 증권시장 종가에 넘겨줘야 한다고 맞서왔다. 지난 2월 타계한 김 명예회장의 유언은 '세아들에게 대성그룹을 분할한다'는 내용이지만 장남이 보유한 차남과 3남 기업의 지분처리 방법을 놓고 형제간의 대립이 표면화되면서 서로 상대기업의 지분을 매집하는 지분경쟁으로까지 비화됐다.

대성산업측은 "동생들이 대성산업의 주식을 사들여 창업회장의 3자 분할경영 유지를 어기고 있다" 고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반면 두 동생측은 "창업회장의 지분을 김회장이 임의로 사들여 자신의 지분을 늘렸다" 며 "지분을 원상복귀하는 것이 순리" 라고 반박하고 있다.

대성산업의 경우 김영대 회장이 13.5%의 지분을 갖고 있으나 두 동생은 우호지분을 포함, 21.28%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ㆍ대구도시가스는 대성산업이 보유 주식을 제3자 매각할 것에 대비, 그동안 대성산업 주식을 집중 매입해왔다.

대성산업이 이날 이사회를 취소하고, 형제들이 원로회의의 중재안을 받아들이기로 한 것은 자칫 지분이 제3자에 매각될 경우 분할경영을 둘러싼 형제갈등이 더 증폭되고 그룹전체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

대성산업 관계자는 "이날 이사회가 취소된 것은 형제들이 명예회장의 유언대로 향후 대성그룹을 대성산업과 서울가스, 대구가스 계열로 분리해 전문경영인체제로 가는 것을 의미한다"며 "조만간 형제들과 가족들이 모임을 갖고 최종적인 입장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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