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에서 한화갑(韓和甲) 김근태(金槿泰) 최고위원, 노무현(盧武鉉) 상임고문 등 차기 주자 3인 간의 때이른 '삼각 연대론'이 불거져 설왕설래가 일고 있다. 노 상임고문이 9일 민주화 개혁세력의 연대를 언급하면서 3자간에 이미 교감이 이뤄진 것처럼 얘기한 것이 발단이다.노 상임고문은 "민주화 운동의 중심이었던 김 최고위원이 나서면 내가 양보할 수도 있다"는 취지의 말까지 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에 대해 10일 "민주화 세력의 분열 상황이 오면 역으로 내가 희생해서라도 단합에 나서겠다"며 화답성 발언을 했다.
그러나 여권 내에서는 "그렇게 간단치가 않다"며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들이 많다. 우선 노 상임고문이 상대적으로 높은 대중성을 앞세워 자기를 중심으로 한 단결을 말한 것 아니냐는 '역 해석'이 만만치 않다.
당사자들이 따로 모여 이 문제를 논의한 적도 없음이 확인됐다. 한 최고위원은 11일 "정치 노선, 정서 상으로 호감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연대문제는 생각해 본 적도 없고 생각할 시기도 아니다"고 말을 아꼈다.
한 최고위원측에서는 못마땅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즉 "삼각연대론에는 한 최고위원이 호남출신이어서 대권과는 관계없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면서 "직접 대권 경쟁에 뛰어들거나 킹 메이커 역할을 하거나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는 데 돕는 일에 그치라고 하면 실례 아니냐"는 것이다.
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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