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장 정대 스님을 놓고 정치권에서 또다시 한바탕 추태가 벌어졌다. 발단은 민주당에서 비롯됐다.민주당은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가 집권하면 희대의 보복정치가 난무할 것"이라고 말했던 정대 스님이 최근 김중권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그 발언이 소신이었음을 재확인 했다고 공표했고,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정대 스님이 그런 말을 한적이 없다고 반박하면서 발끈하고 나섰다.
문제가 불거지자 정대 스님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민주당 발표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하기에 이르렀다.
정치인들이 이런 추태를 왜 자꾸 벌이는지 국민들로서는 고개를 갸웃거리지 않을 수 없다.
누가 봐도 한심스럽기 짝이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일을 통해 분명하게 드러난 사실은, 정치인은 눈앞의 이익을 위해 종교를 끌어들일수도 있으며, 이로 인해 제아무리 고매한 종교 지도자라 할지라도 한 순간에 정치에 휘말려 우스운 꼴을 당하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정치권이 앞으로 이런 추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유념해 주기를 당부하면서, 차제에 정치적 이해를 위해 종교계를 끌어들이는 일이 없도록 권고하고자 한다.
정치권이 종교계에 추파를 던지는 일은 어제 오늘이 아니다. 과거 대선 때마다 정당들이 특정 종파의 지지를 업기 위해 물밑경쟁을 벌여 왔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물론 종교 지도자들의 언행에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교세 확장을 위해 정권을 이용하기도 하고, 또는 특정 정파를 반 공개적으로 지지하거나 반대로 배척하는 행동을 해온 것도 사실이다.
종교계도 앞으로는 이번 일을 거울로 삼아 언행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이런 추태가 정치권에서 더 이상 일어나지 않기를 정말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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