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는 11일 "현재의 경제 상황이 1997년 말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때와 같은 총체적 위기국면은 아니지만, 경기침체가 장기화할 우려가 있다"며 "경기 부양 등 미봉책보다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삼성경제연구소는 이날 '최근의 경제ㆍ산업 상황과 대책'보고서에서 ▦미ㆍ일 경기 침체의 여파로 금융시장이 동요하고 ▦산업현장에서 경기침체의 위기감이 점증하고 있으며 ▦부실기업 처리 지연에 따른 금융기관의 추가 부실과 대외신인도 하락 등 불안요인이 내재돼 있다고 진단하고 하반기에도 급격한 경기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지난해말 한국개발연구원(KDI)과 IMF 등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5%대로 예측했으나, 최근 들어 4%선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 보고서는 특히 97년말 IMF 당시와 현 경제상황을 국내의 실물ㆍ금융ㆍ외환과 해외요인 등 4가지로 나눠 비교하면서 외환보유고와 대외신인도를 제외하고는 97년 상황과 흡사하다고 평가했다.
공통점으로는 부실기업 문제 미해결(97년말에는 대기업 부도), 생산ㆍ수출 감소 등 경기하강, 실업증가, 금융시스템 낙후, 세계경제 침체와 엔화불안(97년엔 동남아 외환위기) 등이 지적됐다.
이 보고서는 산업별 경기 전망에서 ▦반도체는 가격하락세 지속 ▦정보통신은 성장세 급격 둔화 ▦자동차는 수요위축 및 구조조정 지연 ▦석유화학은 수익성 악화 ▦섬유는 내수ㆍ수출 모두 침체 ▦건설은 극심한 불황에 시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반적으로 산업활동이 위축되고, 부실처리와 구조조정 등 문제해결이 지연되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결론적으로 "현재 상황이 큰 위기로 번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불안요인들을 조기에 진화해야 한다"며 "해외경제 불안, 정책 실기, 경제주체간 불신 등의 악순환 고리가 작동되면 총체적 경제위기로 확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윤순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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