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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찰기' 후진타오 후계지위 시험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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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찰기' 후진타오 후계지위 시험대로

입력
2001.04.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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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도부 중에서 누가 이번 정찰기 충돌 사건을 지휘하고 있을까.중남미를 순방중인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을 대신해 군부 서열 2위인 당 중앙 군사위 부주석 겸 국가 부주석인 후진타오(胡錦濤ㆍ59ㆍ사진)가 이번 사건을 처리하고 하고 있다는 설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홍콩의 빈과일보는 10일 江 주석이 지난 4일 출국에 앞서 胡 부주석에게 정찰기 사건 처리를 위한 전권을 위임했다며 이에 따라 이 사건이 胡 부주석의 '지도력 시험 무대'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국 아ㆍ태 정책연구센터의 더글러스 팔 소장의 말을 인용, 정찰기 사건 후 중국 지도부가 胡 부주석이 이끄는 특별소위원회를 구성했다며 胡 부주석은 17일께로 예상되는 江 주석 귀환 이전에 사건을 매끄럽게 처리, 후계자로서의 위상 확립을 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胡 부주석이 1999년 5월 미군의 유고 주재 중국대사관 오폭 사건으로 중국기자 3명 사망 등 20여명이 사상, 중미관계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았을 때 전면에 나서 사건을 처리한 데 이어 희생자 유해 및 부상자 귀국 때 공항 영접 등 사건 전반의 처리를 주도한 점도 부각시켰다.

팔 소장은 胡 부주석이 첨예한 중미 갈등으로 연결될 수 있는 이번 사건을 잘 처리할 경우 2002년 가을의 당 총서기직 승계는 물론 2003년 국가 주석직 경쟁에서도 유리할 것으로 내다봤다. 홍콩 시티(城市)대학 정치학과의 정위스(鄭宇碩) 교수도 "당의 일꾼으로 선발돼 훈련 받은 데다 풍부한 경험과 식견을 갖고 있는 胡 부주석에게 정찰기 사건이 맡겨진다면 문제가 잘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다른 전문가들은 50대 후반에 불과한 胡 부주석의 연령이나 '군부 내 입지' 문제 등을 고려할 때 이 같은 주장은 그의 역할을 과장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홍콩 현대중국연구소의 장-피에르 까베스탕 소장은 "법률적 관점에서 볼 때 江 주석 부재시 胡 부주석이 제 2인자역할을 할 수 있지만 중국의 정책결정 과정을 감안할 때 정찰기 사건처럼 민감한 사안을 처리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분석했다.

/홍콩=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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