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홍정희 서양화전 "열정적인 원색에 삶의 철학 담았죠"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홍정희 서양화전 "열정적인 원색에 삶의 철학 담았죠"

입력
2001.04.11 00:00
0 0

색면추상화로 유명한 중진 서양화가 홍정희(56)씨의 개인전이 19일부터 5월 2일까지 서울 예화랑에서 열린다.그가 15년동안 계속해왔던 추상화 '탈아' 시리즈 작업을 접고, '열정'(Passion) 작업을 새로 선보인다. 원색의 색면을 더욱 단순화시킨 작업이다.

20~40대 '한국인' '아(我)' '탈아' 시리즈를 통해 자아 탐구에 나섰던 그의 '열정' 시리즈는 삶에 대한 그의 태도가 새로운 관조의 세계로 접어들었음을 알린다.

"'탈아' 시리즈에서 스스로를 비우는 방법을 깨달았다면 열정시리즈는 관조의 세계에서 자연의 숨결까지도 발견하게 된 나의 심상적 풍경입니다.

진실, 진리, 선에 대한 것들을 자주 떠올립니다. '열정' 시리즈는 이러한 저의 삶의 철학을 표현할 것입니다."

강렬하고 화려한 그 특유의 색들은 더욱 뜨겁고 깊고 넓은 미감을 갖게 됐다. 보라색과 코발트색의 그윽하고 절묘한 조화는 작가의 열정이 단지 사라져가는 젊음을 붙잡기 위해서 나온 것이 아님을 말해 주는 듯하다.

늙음 까지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완숙한 경지에서 나온 풍부한 색으로 해석된다. 세상의 이치를 받아들이고, 희로애락에 초연할 수 있는 50대, 그것도 중반에 접어들어서일까.

유준상 서울시립미술관장은 " 언어적으로 비유하면 그는 '외광파' 가 아니라 '내광파' 다. 그의 색은 대기를 투과하는 투명한 빛이 아니라, 내부에서 끓어오르는 응어리 같은 색" 이라고 말했다.

흐르는 용암이 땅의 모든 것을 하나로 덮어버리듯, 홍정희씨의 색은 '화면 전체' 를 덮어버리는 강인한 색들인 것이다.

강인하고 깊은 맛을 뿜는 색의 비밀은 이미 오래 전부터 사용해온 톱밥과 물감을 섞은 마티에르 덕분이다. "톱밥은 물감을 완전히 흡수합니다.

톱밥의 질감이 더 넓고 깊은 추상풍경을 만들어내죠." 그는 다양한 질료의 질감을 실험해보았지만 톱밥만큼 그의 추상풍경화를 잘 반영하고 있는 질료는 아직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서울대 회화과를 졸업한 홍정희씨는 미국 미시간대에서 2년간 교환교수로 연구했다. 96년 갤러리현대 전시회 이후 국내에서는 5년만에 갖는 개인전이다.

71년 국전에서 문화공보부 장관상, 76년 한국일보사 주최 한국미술대상전에서 특별상, 96년 석주미술상을 수상했다.

송영주기자

yjso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