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지와 그늘이 공존하고 웃음과 눈물이 교차하는 승부의 세계. 프로축구 아디다스컵 조별리그가 중반에 들어서면서 웃음이 만면한 감독과 근심 가득한 감독의 모습이 엇갈리고 있다.신세대 감독의 기수 포항 스틸러스 최순호 감독과 대전 시티즌 이태호 감독은 시작이 좋다.
올해 새로 팀을 맡은 이태호 감독은 특유의 끈기와 일체감을 강조하며 팀 전력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대전은 3승1패를 기록하고 있다. "초반에 반짝 성적을 냈다가 막판에 흐지부지 되는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게 이감독의 다짐.
지난 해 시즌 도중 지휘봉을 물려받은 포항 최순호 감독도 각광을 받는 주인공이다. 포항은 하석주 김병지 등 베테랑의 영입효과와 외국인선수 자심, 코난 등의 활약 덕분에 쾌조의 3연승으로 A조 1위를 달리고 있다.
반면 지난 해 조별리그서 우승하며 386세대 감독의 선두주자로 떠오른 부천 SK 조윤환 감독은 올해 시작이 영 신통치 않다. 이을용 등 주전들 상당수가 부상한 팀 형편을 생각하면 한숨이 앞서지만 그렇다고 4전 전패를 하리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국가대표 사령탑출신 베테랑 감독들의 명암도 대조적이다. 개막 전 약체로 지목된 울산 현대의 김정남 감독은 팀이 3승1패로 B조 선두에 올라 어깨를 펴고 있다. 그러나 당초 우승 후보로 거론됐던 수원 삼성의 김호 감독은 팀이 3연패의 수렁에 빠져 체면이 많이 구겨졌다.
조별리그 조 예선의 반환점을 도는 11일 경기에서는 어느 감독의 신바람이 이어질 지 관심을 끈다. 우선 2약으로 지목됐으나 개막 2주만에 잘 나가는 팀으로 변신한 울산과 대전이 맞붙는다. 80년대 대표팀 감독과 선수 사이였던 울산 김정남 감독과 대전 이태호 감독의 지략대결도 주목거리.
동병상련에 빠진 부천 조윤환 감독과 전북 현대 최만희 감독은 상대를 연패(連敗) 탈출의 제물로 삼기 위해 총력전을 벼르고 있다. 부천은 4패, 전북은 1승뒤 내리 3연패, 나란히 B조 바닥을 기고 있다.
김정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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