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2의 도시 로스앤젤레스에 히스패닉계 시장이 나올 것인가. 10일 투표에 돌입한 이번 시장선거의 최대 관심사는 멕시코계 안토니오 비야라이고사(47) 전 캘리포니아주 하원의장이 6월5일 결선투표에 진출, 시장에 당선될 지 여부이다. 주 하원의원을 역임한 비야라이고사가 당선되면 1872년 크리스토발 아길라르 이후 129년 만에 히스패닉계 시장이 된다.ABC7 방송이 9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의 비야라이고사는 31%의 지지율을 기록, 오랜 공직생활로 지지층이 두터운 제임스 한(50) 시 검사장(24%)과 부동산중개업자 출신인 스티브 소보로프(52) 공원관리위원장(18%) 등을 누르고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과반수 득표가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에 상위득표 1, 2위 간의 결선투표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결선 진출을 위한 최대 변수는 역시 인종과 정당 등으로 복잡하게 얽힌 지지층의 투표율이다. 로스앤젤레스의 전체 인구 370만 명 중 47%가 중남미계인 점을 감안하면 비야라이고사가 단연 유리하지만, 15명의 후보 중 민주당 출신이 13명이나 돼 표가 갈리는데다 중남미계 유권자의 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낮아 고전했다.
역시 민주당으로 백인계인 한은 흑인의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으며, 리처드 리오던 현 시장의 지원을 받고 있는 공화당의 소보로프는 백인계 고정표를 주축으로 삼고 있다.
비야라이고사가 결선에 진출할 경우에도 역시 투표율이 관건이다. 선거 전문가들은 그가 당선되려면 중남미계 투표율을 종전 15%에서 20%로 끌어올려야 하며, 같은 중남미계 후보인 하비에르 베세라(42) 연방 하원의원 등으로부터 지지표를 인계받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로스앤젤레스의 유권자는 한인 1만여 명을 포함해 150만여 명으로 이번 선거 예상투표율은 40% 안팎이다.
이동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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