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崔주일대사 소환배경 / 對日항의.강경여론 무마 '强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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崔주일대사 소환배경 / 對日항의.강경여론 무마 '强手'

입력
2001.04.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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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에 항의하기 위해 강수를 택했다. 정부는 9일 한일 양자적 측면에서는 주일 대사를 전격 소환하고 대외적으로는 일본 역사 교과서 문제를 유엔 인권위원회에서 거론하는 등 '전방위 항의' 조치를 취했다.정부의 이 같은 조치는 일본의 역사왜곡이 한일 관계의 근간을 흔드는 문제라는 인식아래 일본 정부에 역사 왜곡을 바로잡기 위한 조치를 적극적으로 취하도록 촉구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특히 3일 역사교과서 검정 결과가 발표된 뒤 정부 성명과 주한 일본 대사 초치 등을 통해 우리 정부의 항의 의사를 전달했는데도 일본측이 재수정 불가 등 미온적인 태도로 반응하고 있는 상황도 우리 정부의 강경 대응을 불러온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는 정부의 소극적인 대응을 질타하는 비난 여론이 고조되면서 눈에 보이는 항의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현 정권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위기 의식도 깔려 있다고 하겠다.

정부는 대일 항의 수준을 한단계 끌어 올리면서 대내적으로는 국민의 비난 여론을 무마하려는 이중의 포석을 깔고 강경 조치를 택한 것이다.

외교통상부는 그 동안 주일 대사 소환에 신중한 자세로 일관해 왔다. 정부 관계자는 "교과서 문제를 다른 외교적 사안과 연결할 생각은 없다"며 "주일 대사 소환이 왜곡 역사 시정이라는 궁극적 목표에 효과적인 수단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본과의 정면 대결을 상정할 때나 가능한 조치라고 강조한 당국자도 있었다.

물론 정부는 최 대사의 소환이 '일시 귀국'이라고 강조한다. 주재국 정부에 대한 불만의 표시로 외교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본국에 체류토록 하는 소환 조치가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어떤 형식이든간에 최 대사의 귀국은 일본 정부에 불쾌감을 표시하는 초강수임에 틀림 없다는 게 외교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1982년 당시 주일 중국 대사를 '본국 정부와의 업무 협의' 명목으로 3주간 귀국 조치했던 중국과는 달리 우리 정부는 그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점과 비교할 때 이번의 조치에는 정부 고위층의 정치적 결단이 작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일본 역사교과서의 왜곡 문제를 유엔 인권위원회에서 공식 거론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일본의 역사왜곡에 대한 대응의 외연을 국제무대로 넓혀 일본의 '소아병적 자세'에 대한 국제 사회의 냉정한 평가를 유도함으로써 일본을 압박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인류보편적 가치인 인권을 무참히 짓밟은 과거의 죄악을 반성하기는 커녕 역사 기술을 의도적으로 비틀고 있는 일본 인권의식과 역사인식의 현주소를 고발함으로써 일본이 21세기 국제사회의 리더가 될 만한 도덕성을 갖추고 있는가라는 의문을 국제사회에 던지고 있다.

일본이 경제대국에 걸맞은 국제적 위상을 찾겠다는 국가 목표아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을 노리고 있는 상황에서 '국가 자질론'과 '도덕 부재론'의 부각은 일본의 국제 활동에 상당한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

김승일기자

ksi8101@hk.co.kr

■대사 '일시귀국조치' 사례

정부과 외교 현안과 관련,'업무협의'명목으로 주재국 대사를 귀국조치 한 것은 드문 일이다. 주재국 대사의 일시 귀국은 양국 관계가 미묘한 시기에 상대국에 불쾌함을 표시하는 한편,현안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는 방식이다.따라서 현안이 해결될 때까지 주재국 대사를 임지로 돌려보내지 않는 정식 소환보다는 항의의 강도가 약간 낮다.

한일 관계에서 대사 일시 귀국조치는 이번을 포함,모두 4차례.정부는 한일간 어업협정 체결이 난항을 겪으며 어로분쟁이 격화하자 1998년 1월25일~31일 김태지 주일대사를 일시 귀국시켰다.

한편 정부가 주재국대사를 정식 호환한 것은 정부수립후 단 한차례.1995년 외교문서를 변조한 뉴질랜드 대사관의 최승진 행정관에 대해 뉴질랜드 정부가 난민신청 절차를 진행하자,이동익 대사를 소환했다.

■최상용 주일대사 일문일답

최상용 주일대사는 9일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 파문과 관련해 소환통보를 받은 데 대해 "나의 이번 일시 귀국이 교과서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날 저녁 주일 한국대사관에서 특파원들과 나눈 일문일답 요지.

-이번에 일시 귀국하면 언제쯤 귀임하는가.

"협의를 해봐야 한다."

-정부의 소환조치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가.

"검정교과서에 대한 우리 국민의 우려가 너무도 깊어서 내려진 하나의 반응으로 보고 있다."

-소환조치에 따른 향후 한일관계 전망은.

"한일 우호관계에 있어 장애가 돼선 안된다."

-오늘 만난 일본 외무차관은 뭐라고 답변하던가.

"한국민의 우려를 잘 알고 있다고 하더라.그러나 문제의 교과서 내용과 일본 정부 인식이 같은 것은 아니라는 종전의 입장을 되풀이 강조했다."

도쿄=황영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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