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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멕시코 경제의 '작은 異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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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멕시코 경제의 '작은 異變'

입력
2001.04.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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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관찰자(Mexico Watcher)들의 눈이 달라졌다. 멕시코에 환란(換亂)이라는 불청객이 '다시' 찾아올 때가 되었는데, 어디에서도 '아직' 환란 재발의 징조가 발견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멕시코는 20여년째 환란(외환위기)이라는 '경제 지병'을 갖고 있다. 멕시코는 1976년부터 6년 주기로 4번의 환란(76년, 82년, 87년, 94년)을 겪었다.

멕시코 대통령은 6년 단임제다. 환란은 대통령선거(76년, 82년, 88년, 94년)때 터졌다. 기묘한 일이다.

87년 환란과 88년 대선에 몇 개월의 시차가 있을 뿐이다. 멕시코 경제학자들은 이를 '정치적 경기순환'이라 부른다.

멕시코경제에 '작은 이변'이 일어났다. 정치적 경기순환론에 의한 환란 예측이 빗나가고 만 것이다.

이 순환론에 의하면 대선이 있었던 지난해(2000년)나 아니면 올해 환란이 터졌거나 터질 징조가 보여야 한다. 그러나 그런 징조는 어디에도 없다.

미국의 멕시코문제 전문가인 밴 화이팅 박사(샌디에고이대 미ㆍ멕시코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71년만의 평화적 정권교체에 큰 의미가 있다"며 "폭스 대통령이 강력한 경제개혁을 추진하고 있는데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내고 있어 환란 재발의 위험이 크게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멕시코는 대선 때마다 환란을 겪는 '악의 사슬'을 극복한 것만으로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지병이 완치된 것은 아니지만 치유의 가능성이 보이기 때문이다.

멕시코 국민들은 '추억'을 먹고 산다. 멕시코는 50~60년대 고도성장을 기반으로 68년 하계올림픽을 개최했다. 이 영광은 지금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

70년 이후 쇠락을 거듭, 80년대는 경제성장이 정지된 암흑기였다. 멕시코 사람들은 80년대를 '잃어버린 10년(Lost Decade)'이라 자조한다. 이런 멕시코가 재활의 몸부림을 치고 있는 것이다.

멕시코의 중앙은행인 멕시코은행의 구이레모 오티스 마티네즈 총재는 "멕시코 경제는 드디어 안정의 고삐를 잡았습니다.

경제불안(환란)의 핵심적 요인이었던 인플레이션을 한자리수로 억제하는데 성공했고 경제성장률도 적정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멕시코에 환란은 다시 없을 것입니다"라고 강조했다. 멕시코는 과거 40~50%에 달했던 물가상승률을 지난해 8.9%로 억제하는데 성공했다.

경제성장률도 지난해 7.5%에 이르렀다. 폭스 대통령의 경제개혁이 성공할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지만 멕시코에 큰 변화가 일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정치적 경기순환'의 단절은 그 변화의 핵심이다. 이 같은 '작은 이변'이 '큰 이변'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대통령궁이 코앞에 있는 소깔로광장에서 무장반군 지도자(마르코스)가 10만군중을 모아놓고 시위를 벌일 수 있는 나라가 멕시코이기 때문이다.

멕시코의 신용등급은 아직도 투자부적격 수준인 정크본드(쓰레기채권) 상태에 있다.

미국 월가는 아직도 멕시코를 '쓰레기'취급하고 있다는 얘기다. "멕시코가 환란 재발을 막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것이 경제활성화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관건은 결국 경제개혁이지요. 제대된 개혁없이 경제재건은 불가능합니다." 밴 화이팅 박사의 지적이다. 한국도 멕시코의 경험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백만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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