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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리더 / ㈜이메이션 코리아 이장우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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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리더 / ㈜이메이션 코리아 이장우 사장

입력
2001.04.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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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이 승부를 거는 사람만이 도약할 수 있다."컴퓨터 디스켓 제조ㆍ판매업체로 더 잘 알려진 3M의 데이터 저장 및 정보관리 업체인 ㈜이메이션 코리아 이장우(李長羽)사장(46). 동네 아줌마들에게 수세미를 팔던 영업사원으로 시작한 그는 끝없는 승부수를 던진 끝에 13년 만에 하이테크 산업인 디스켓 판매업체의 사장으로 뛰어오른 세일즈맨 출신 CEO다.

5년 전 이메이션 코리아가 한국3M에서 분리, 독립하면서 국내 현지 법인 CEO을 물색할 당시 국내 디스켓 사업부 담당 과장이던 이 사장은 인생에 한 번 정도 있을까 말까 한 큰 승부수를 걸었다. 그는 3개월간 3M본사 빌 모나한 회장에게 이메일로 자신이 사장이 되어야만 함을 정연한 논리에 용기를 담아 피력했다.

그는 "지난 13년간의 세일즈 경력처럼 배우면서 일할 자세를 잃지 않을 테니 사장자리를 달라"고 회장을 설득했고 결국 파격적으로 과장에서 무려 4 직급을 건너 뛰어 국내 법인사장으로 낙점 받았다. 이 같은 직급파괴는 아직 전세계 3M과 이메이션에선 깨지지 않는 전설로 통할 정도.

자신을 제대로 팔 줄 아는 '천성의 세일즈맨'이 되기까지 이 사장은 남다른 역경을 극복했다. 영문학을 전공한 그는 단지 외국 회사란 이유만으로 처음 한국3M에 입사했다.

'쓰리엠' 인지 '3미터'인지 이름도 생소한 직장에서 그가 처음 맡은 일은 인천지역에서의 수세미 판매 영업. 35도를 넘나드는 여름철, 그는 흰색 긴 팔 셔츠에 양복을 입은 채 수세미가 수북한 가방을 들고 인천 일대를 누비며 최전선에서 판매망을 개척해 나갔다.

판매의 '판'자도 모르고 출발한 처지였으니 하루하루가 '자신과의 싸움'의 연속이었다. "슈퍼마켓 아주머니들에게 3M이 어떤 회사인지 소개하기 보단 대학을 갓 졸업하고 처음 하는 일이니 많이 도와달라며 호소했죠.

인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효과가 있더군요." 대리점 없이 발로 뛴 이 사장의 '나 홀로 영업'은 출발 3개월 만에 신규 고객 50명에 수세미 3만 장 판매라는 기록을 세웠다. 회사측은 신입 사원인 그의 탁월한 승부욕을 높이 사 서울 강남지역으로 그를 투입했다.

이 지역은 영업력이 뛰어난 대기업 '프로영업 선수들' 사이에서 판로 개척이 어렵다고 소문이 난 곳. 그러나 그는 끈질긴 승부욕과 집요함으로 8개월 만에 한양유통(현 한화유통) 등 강남의 주요 유통 업체에 납품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수세미 판매에 이어 3M의 다양한 제품군에 맞춰 책장에 붙이는 메모지 포스트 잇과 결혼용 리본 판매 등에 이르기까지 문구제품에서 탄탄한 영업력을 키운 이 사장은 결국 디스켓 세일즈로 자리를 옮겼다.

SKC, LG, 새한 등 막강한 업체들과의 가격ㆍ마케팅 경쟁이 치열했던 이 부문에서도 그는 차별화 전략을 통해 고품질에 기초한 고가정책에 주력해 3,4년 계속되어온 적자행진을 종식시키고 국내 디스켓 시장 점유율을 80%대로 높이는데 성공했다.

이 사장은 "승부를 거는 것이 피곤한 것이 아니라, 승부를 피하는 것이 사람을 왜소하게 만든다"며 "승부에 져도 상관은 없으며 실패는 언제나 성숙의 원동력이 된다"고 강조했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his story

●1956년 경북 영일 출생

●포항 동지상고-경희대(영어영문학과)-연세대 경영대학원(경영학)석사-경희대 대학원 경영학 박사 과정중.

●경력:한국3M㈜ 영업ㆍ마케팅 매니저/미국3M 연수교육팀 매니저/미국 3M 아태지역 영업개발 본부장/㈜이메이션코리아 대표이사 사장 취임(1996.11)

●활동:한국싸이버대 특임교수/한국생산성본부 전임교수/한국전략경영학회 이사/ 21C Executive Forum 이사/

●저서:미래경영, 미래CEO/ 당신도 경영자가 될 수 있다/ 한국형 마케팅(공저)

●홈페이지:www.c-e-o.co.kr

●e메일:jwlee@imation.com

■My 키워드

●"사소한 일에 목숨을 걸어라."

지난 1일로 샐러리맨 만 19년째를 맞은 이 사장이 직원들에게 생각날 때 마다 하는 주문. 이 사장은 큰일에서 실패하는 직원들을 나무라지 않는다. 그건 전략의 실패일 뿐 본인의 실패는 아니기 때문. 반면 사소한 일에서 실패할 경우엔 눈물이 쏙 나올 만큼 잘못을 지적한다.

사소한 일에 무관심하고 큰일에만 관심있는 직원은 앞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부족하다는게 그의 분석. 이사장은 사소한 것을 무시하는 직원의 특징으로 한 꺼번에 일을 몰아서 처리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또 사소한 일을 사소하게 여기는 사람들은 자신의 잘못을 솔직하게 시인하지 않는다고 본다. 그는 "세상에 사소한 것이란 없다"며 "나에겐 사소한 일이 상대방에겐 치명적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선택과 포기를 명확하게 하라."

이 사장은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집중하고 자신 없는 분야는 과감히 포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갓 입사한 직원들에게 이점을 역설한다. '전략이란 곧 선택이자 포기'라고 그는 설명한다. 그는 "기업전략의 기본 개념은 선택과 집중에 달려있다"며 "그러나 대다수 기업들은 남이 뛰는 방향에 맞춰 열심히 달려 갈뿐 결코 포기할 줄 모른다"고 덧붙인다.

초우량 기업의 성공요인에 대한 그의 분석은 "전략 그 자체보단 기업의 모든 직원들이 전략적 사고를 갖고 일하는데 있다"고 지적한다.

소속 원들의 풍부하고 다양한 전략적 사고와 선택이 최고의 전략을 수립하는 근원이 되며 경쟁력 있는 전략수립은 이들 개인의 전략적 사고와 선택에서 출발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전략을 세우고 포기할 때를 명확히 알 때 만 조직이든 개인이든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신조다.

●"유동성만큼 중요한건 없다"

환율이 껑충 뛰면서 달러로 수입해 장사하는 업체치고 제일 먼저 고려하는 생존전략은 제품의 가격인상이다. 그러나 이 사장은 "환율에 일희일비하며 무임 승차하려는 경영진들은 자기개발에 등한히 하기 마련이다"며 "기업은 항상 위기속에서 성장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외환위기 당시 이메이션코리아는 부채비율 450%와 자본 잠식 속에서 어려움을 겪으면서 이 사장 스스로가 개인보증을 서야 할 정도로 위기를 맞았다. 사무실 공간을 반으로 줄이고 전시장의 문을 닫고 직원들을 줄이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의 격랑을 거쳐야 했다.

매출규모와 비용을 줄이면서 3년 만에 부채율 0%의 단단한 재무구조를 다진 이 사장은 위기를 통해 유동성 확보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는 교훈을 실감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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