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의 서비스화와 세계적 유통혁명으로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음에도 우리 유통산업의 낙후성은 경제전체에 비용을 유발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1996년 적극적인 규제완화와 시장개방 정책에 힘입어 외국의 대형할인점이 진출한 이래 유통부문에도 급격한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2000년 현재 전국적으로 대형할인점 164개 가운데 외국계는 거의 30%에 육박한다.
그러나 최근 외국인투자 옴부즈만 사무소에 접수된 사례를 보면 유통 부문에서도 개선의 여지가 많아 보인다. T사는 지난해 서울지역에 대형할인매장을 신축하기 위해 관련구청에 심의를 신청하였다.
구청은 교통혼잡 유발을 이유로 건축심의서를 반려, 이에 불복한 동사는 행정심판을 청구해 올2월 '반려처분이 부당하다'는 재결통보를 받았다. 구청은 여전히 중소상인의 반발을 우려해 반대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미국의 세계적 유통업체 W사의 예도 비슷하다.
지난해 9월 할인점을 신축하기 위하여 해당시청에 교통영향평가 심의를 요청한 뒤 추가차선 확보등의 시측의 보완요구를 충족했음에도 결국 부결됐다. 이는 국내의 대형할인점이 아무런 반대없이 같은 지역에 입점하였던 것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것이다.
인렷昇”퓽?가진 지방자치단체가 외국 대형할인점 진출을 꺼리는 이유는 명확하다. 민선 자치단체장들이 표를 의식, 지역 중소상인의 반발을 지나치게 고려한 결과이다.
그러나 대다수 일반 주민들은 이들 업체의 입점을 환영하고있다. 외국계 대형할인점의 진입으로 경쟁이 촉진되고 가격이 인하되면서 직접적인 혜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국계 대형할인점들은 구매력을 바탕으로 제조업체로부터 가격인하를 유도하고, 높은 생산성을 바탕으로 유통마진을 낮추며, 경쟁을 촉진하는 등 소비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유통혁명을 주도하고 있다.
실제로 슈퍼마켓과 백화점의 마진율은 1995년 17.8%와 24.2%에서 1998년 13.6%와 21.7%로 각각 크게 낮아졌으며, 유통업체수 증가, 매장의 대형화, 가격할인 등이 촉진되고 있다. 국내업체들은 자연스럽게 외국업체로부터 머천다이징, 재고관리, 판매시점관리시스템 등의 선진기법을 학습하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현재 외국인들은 대형할인점 뿐만 아니라 의약품 등의 유통분야에서도 국내진출을 모색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여러 가지 순기능을 하고 있는 외국인의 유통업투자를 보다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인·허가권을 가진 중앙정부나 지방자체단체가 절차와 규정을 보다 합리적으로 적용할 필요가 있다. 그것이 다수국민과 소비자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고 경제의 선진화에 기여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金完淳(외국인투자 옴부즈만)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