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2시께 서울 강동구 천호동 423번지. 속칭 '천호동 텍사스'로 알려진 윤락가인 이곳에서 중장비들이 낡은 건물들을 헐고 있었다. 윤락업소들이 들어선 지 40여년만의 큰 변화다.이 지역 400여평에 건물 20개를 소유한 김모(68ㆍ서울 강남구 삼성동)씨가 윤락업소를 모두 내보내고 이달 중순부터 주차장을 개장하기 위해서다. 경찰 관계자는 "다른 건물주들도 용도변경을 하거나 재개발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며 "천호동 윤락가는 곧 사라질 것"이라고 전했다.
철거작업을 지켜보던 윤락업주들은 "지나친 단속으로 더이상 손님이 찾지 않는다"며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
경찰은 올해 초 윤락업소들이 좁고 어두운 길을 이용, 손님들을 교묘한 방법으로 끌어들이자 가로등을 대낮같이 밝히는 '햇볕 전략'을 구사한 데 이어 골목마다 폐쇄회로(CCTV)까지 설치했다. 또 최근부터는 전담반을 편성해 윤락녀와 포주는 물론 손님과 건물주인까지 입건했다.
철거작업을 지켜보던 지역주민들은 "천호동 산다고 말하기가 부끄러웠다. 이 기회에 홍등가가 완전히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960년대 형성된 이곳은 한때 180여개 업소에 윤락녀 1,000여명이 몸담았던 우리나라 대표적인 윤락가. 하지만 계속된 단속으로 현재는 60여개 업소에 200여명이 남아 있다.
강 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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