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83년 4월10일 네덜란드의 법학자 후고 그로티우스가 델프트에서 태어났다. 1645년 몰(歿).그로티우스는 법학의 역사가 기록하고 있는 천재들 가운데 한 사람이다. 그는 10대에 박사학위를 받고 변호사가 되었다.
그의 주저는 '전쟁과 평화의 법'(1625)이다. 자연법 사상을 바탕으로 근대 국제법학의 초석을 놓은 이 책을 통해서 그로티우스는 '국제법의 아버지''자연법의 아버지'라는 이름을 얻었다.
이 책에서 그는 전쟁과 법의 개념, 전쟁의 권리와 그 종류, 전쟁의 정당한 원인으로서의 방위와 재산회복ㆍ징벌, 교전 법규 등을 논했다. 그로티우스는 '자유해론'(1609)을 통해 해양은 어느 나라도 영유할 수 없다는 해양자유론을 펼친 학자이기도 하다.
자연법론은 실정법의 근저에 더 큰 원리로서 자연법이 자리잡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상이다. 자연법론이 처음 나온 것은 고대 그리스 시대다. 그래서 그로티우스를 '자연법의 아버지'라고 할 때 그 자연법은 고전적ㆍ전통적 자연법론과 구별되는 합리주의적 근세 자연법론을 가리킨다.
고전적ㆍ전통적 자연법론은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가 처음 이론화했고, 스토아 학파와 스콜라 학파를 거쳐 토마스 아퀴나스에 이르러 가톨릭 신앙과 신학적 철학을 기반으로 그 이론 체계가 완성됐다.
이와는 달리 그로티우스가 정초한 근세 자연법론은 이성의 자족론을 무기로 신학과의 유대를 끊었다.
즉 그 때까지의 자연법론이 신의 뜻이라는 영구법을 자연법으로 본 데 비해 그로티우스의 합리주의적 자연법론은 '신이라고 할지라도 자연법을 변경할 수는 없다'고 주장함으로써 인간의 이성을 신의 뜻보다 더 위에 두었다.
이것은 개인주의 자유주의 천부인권설로 확장돼 근대 유럽과 미국의 시민 혁명에 사상적 기반을 제공했다.
고종석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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