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초 한국국외이주알선협회가 주최한 '해외이민 및 해외유학박람회'에 5만명이 넘는 인파가 몰린 이후 '탈한국 신드롬'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이번 주말과 휴일 서울에서는 이례적으로 무려 20여 곳에서 이민설명회가 무더기로 열려 많게는 한 곳에 수백명씩 몰려 상담을 받았다.
특히 한두 곳을 빼고는 모두가 캐나다이민 설명회여서, 최근의 캐나다이민 열풍을 단적으로 나타냈다.
현재 외교통상부 등록 해외이주알선업체는 48개. 이들 업체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월 1회 정도 설명회를 열었으나, 최근에는 주말과 주중을 가리지 않는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
이민설명회장을 찾은 사람들 대부분은 30~40대 가량의 젊은 직장인들로 한결같이 우리사회에 대한 실망과 회의, 자녀교육을 이민 동기로 꼽고 있다.
A업체 설명회에 참석한 신모(47)씨는 "초등학생 남매의 교육 때문에 이민을 결심했다"며 "엄청난 사교육비도 부담이지만, 우리 교육방식으로는 세계화한 시민을 키워낼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모 유명통신회사 간부 오모(40)씨도 "사무실 내에서도 남몰래 이민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이제 이민은 하나의 조류가 됐다"고 말했다.
이같은 붐을 타고 이주알선업체들도 '여보~ 이민 갑시다', '미지의 땅에서 올바른 길을', '살수록 정이 드는 나라' 등의 광고문안을 앞세워 이민열풍을 부추기고 있다.
아폴로해외이주사의 홍영규(洪永奎ㆍ미국변호사)씨는 "지난달 박람회 이후 이민 희망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며 "정보통신업계 종사자 등 전문인력은 알선회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떠나는 경우도 많아 전체적인 이민규모를 짐작할 수 없을 정도"라고 전했다.
장래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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