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하고 밥 먹자." "빨리 나와, 놀러 가게."서울 K대 A교수는 점심시간 전 수업을 할 때마다 불쾌하다. 강의가 끝나기도 전에 창문 밖에서 혹은 강의실 뒷문을 열고 친구를 불러대는 학생들 때문이다.
A교수는 "강의 중인 교수는 안중에도 없는지 끝날 시간이 가까워지면 강의실 주변이 온통 '호객꾼들'로 북적거린다"고 개탄했다.
예절을 모르는 대학생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최근 서울의 한 대학교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뜨거운 설전이 벌어졌다. 한 남학생이 한창 수업이 진행 중인 이과대 강의실 앞문을 벌컥 열고 들어와 여학생에게 꽃을 선물하고 사라진 사건 때문이었다.
이 대학의 한 교수는 "용기도 좋지만 엄연히 예의라는 것이 있지 않느냐"고 머리를 흔들었다.
"강의 중에 여기저기서 휴대폰 통화를 하는 학생들은 차라리 봐줄 만하다.
아예 온 강의실에 다 들리도록 '조금만 기다려'라고 말하면서 교수에게 '눈 허락'도 받지 않고 나가는 학생을 보면 온 몸에 힘이 빠진다"는 교수도 많다.
고려대 심재철(沈在哲) 교수는 "자신만을 생각하고 다른 사람의 처지를 고려하지 않는 N세대의 인격적 미성숙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안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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