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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국무부 "정찰기가 전화위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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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국무부 "정찰기가 전화위복"

입력
2001.04.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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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무부가 정찰기 충돌사건을 계기로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외교정책수립과정에서 제위상을 찾아가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7일 콜린 파월 국무부 장관이 '운전석'에 앉았다고 전했으며 다른 미 언론들은 이번 사태 처리과정에서 국무부가 모처럼 주도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보도했다.파월 장관이 이끄는 국무부는 부시 행정부 출범이후 딕 체니 부통령과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부 장관 및 콘돌리사 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 등 '힘의 외교'를 주장하는 강성 라인에 밀려 있다는 관측을 낳았다.

그러나 이번 사건이 발생하면서 파월 장관-리처드 아미티지 부장관을 축으로 하는 국무부가 그간 축적된 외교 노하우를 바탕으로 대중국 협상을 주도하고 있다. 여기에는 백악관이나 국방부 등에 중국 전문가가 거의 전무한 반면 국무부에는 중국의 외교술에 정통한 직업외교관이 상대적으로 많은 점이 크게 작용했다.

또한 사태 발생 이후 거의 매일 부시 대통령에게 자문을 해주고 있는 주중 대사출신의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국무부의 정통라인을 적극 활용토록 조언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국무부가 대중교섭 전면에 나선 것은 파월 장관이 4일 처음 중국전투기 조종사의 실종에 유감을 표명하면서 표면화했다. 파월 장관은 부시 대통령마저 유감을 표명토록 리드한 데 이어 양지에츠 주미 중국대사에게도 유감 표명과 협상을 촉구하는 친서를 전달하는 등 사태초기의 강경 목소리를 완화해나갔다.

파월 장관의 이 같은 유화제스처를 계기로 미중간에는 막후 협상라인이 가동되며 사태의 조기수습을 향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럼스펠드 국방부 장관은 미군이 억류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면에 나서지 않는 뜻밖의 자세를 보였다.

또한 백악관도 부시 대통령이 직접 나서 발표를 하기는 했지만 독자적 외교행보에 나서지 않고 국무부에 사태 해결을 맡기고 있으며 라이스 안보 보좌관도 눈에 드러나는 활동을 하지않고 있다.

국무부의 위상 되찾기에는 합참의장과 백악관 참모 출신인 파월과, 국방부와 국무부의 요직을 두루 거친 아미티지 부장관의 완벽한 팀 플레이와 다양한 협상 경험도 큰 도움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파월과 아미티지는 이번 사건에서 대중국 협상을 이끌어내기 위한 전략을 고안, 부시 대통령의 추인을 받아냈으며 양지에츠 대사가 4일 주미대사관 경비강화를 요청하기 위해 아미티지 부장관과의 면담을 요청하자 이 자리를 이용해 양국의 서면 해결책 교환을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syy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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