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절정의 스타 연기자는 크게 연기파와 이미지파로 구분된다. 송윤아(27)는 연기파라고 평가받는 탤런트이고, 송혜교(19)는 요즘 대중이 선호하는 이미지를 갖고 있는 연기자다.두 스타 탤런트가 한 드라마에서 만나고 있다. 4일부터 방영된 MBC 수목 미니 시리즈 '호텔리어' (장용우 연출, 강은경 극본)이다.
◆송윤아
이제는 입가에 흐르는 웃음마저 슬픔으로 보이는 애잔함은 없다. 대신 솔직하고 덜렁거리는 성격 때문에 때로는 사고도 치지만, 정 많은 여성의 체취가 물씬 풍긴다.
영화 '불후의 명작' 에서 자기 이름으로 작품 한번 발표하지 못한 대필작가였던 송윤아는 어느 사이 '호텔리어' 에서 적극적으로 일과 사랑을 일궈가는 호텔 VIP고객 담당 지배인 진영으로 다가온다.
송윤아가 연출하는 진영의 모습은 자연스럽다. "나 자신은 부인하고 싶지만, PD와 출연자들이 실제 성격과 진영의 분위기가 유사하다고 말한다." 큰소리로 웃고 끊임없이 떠든다. 극중에서 연인 사이로 나오는 김승우 역시 그를 "연기 잘 하는 연기자" 라고 평가한다.
송윤아는 감성과 기교를 잘 조화시키며 극중 캐릭터를 사실적으로 창조해내는 능력이 상당하다. "요즘 배우들 중에는 영화와 드라마를 구분해 출연하는 사람이 많지만 나는 장르 구분 없이 연기할 생각이다.
지난 작품에서 마음에 들지 않았던 연기나 부족한 점을 조금씩 개선하다 보면 다음 작품에선 조금은 향상된 모습으로 시청자와 만날 것이다."
올해 7년만에 대학을 졸업한 그는 이제 연기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 " 95년 대학(한양대 문화인류학과) 1학년 재학 때 KBS 슈퍼탤런트 대회에서 입상한 것을 계기로 연예계에 데뷔했다. 연기 때문에 휴학하다 보니 졸업이 늦어졌다." '송윤아표' 호텔 여지배인의 모습이 어떻게 그려질지 자못 궁금하다.
◆송혜교
시청자들은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죽어가는 은서를 아직도 잊지 못한다. 송혜교는 지난해 최고 인기 드라마였던 '가을동화' 에서 애절한 사랑의 주인공 은서 역을 연기하고 스타가 됐다.
"출연료가 비싸지기 전에 캐스팅했다" 라는 PD의 말은 그가 요즘 브라운관의 최고 스타라는 사실을 입증해준다.
시청자들은 송혜교의 청순함에 빠져들었고 그의 아픔에 함께 슬퍼했다. 그만큼 송혜교가 뿜어내는 이미지는 강한 인상을 남겼다.
빨간 니트 상의에 찢어진 청바지 차림으로 나타난 송혜교는 그 복장 만큼이나 이번 '호텔리어' 에서 맡은 배역이 은서 역과는 판이하다.
송혜교가 연기해내야 하는 윤희는 복합적 심리를 가진 인물이다. 호텔 회장 딸로, 겉으로는 밝지만 가슴에는 아픔을 안고 사는 여자다.
아버지의 독선 때문에 어머니가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반항아로 변하고 배용준과의 사랑에 눈뜨면서 아픔을 겪는다.
단순히 분위기만을 연출해도 무난했던 은서 역과 큰 차이가 있다. 이미지가 아니라 연기력을 요하는 배역이다. " '가을동화' 때보다 카메라 앞에 서는게 더 떨린다. 뜻대로 되지 않아 촬영장에서 울었다."
대중들이 소비하는 이미지는 늘 변한다. 그럴수록 탤런트의 버팀목이 돼야 할 것은 연기력이다. 송혜교도 그것을 아는 모양이다.
"연기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장영우 PD와 김승우 배용준 송윤아 선배에게 많이 배우겠다." 내성적인 성격의 그는 조용한 어조로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가능성이 무한히 열려있는 열아홉 살이다. 중학교 2학년 때 CF출연으로 연예계와 인연을 맺은 뒤 '순풍 산부인과' 로 시청자에게 얼굴을 알린 송혜교가 '호텔리어' 의 윤희 역으로 실력있는 연기자로 거듭날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배국남기자
kn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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