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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망대] 97년말 전후의 기운 다시 오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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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망대] 97년말 전후의 기운 다시 오는 듯

입력
2001.04.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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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경제는 지금 과거로 여행중이다.주가와 환율은 2~3년전으로 돌아갔고, 성장과 수출, 물가와 실업률 등 주요 지표들에도 1997년말 환란 전후의 불길한 기운이 감돈다.

금융개혁의 상징으로 꼽혔던 국민-주택은행 합병은 두 은행의 기득권 다툼으로 차일피일 미뤄지고, 현대건설ㆍ현대전자ㆍ쌍용양회ㆍ대우차가 처한 아슬아슬한 상황은 기업개혁 완료선언을 무색하게 한다. 건설노련과 한전기공의 쟁의선언 등 노동계의 움직임도 심상찮다.

세계경제가 70년 이후 처음으로 '글로벌 리세션(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유수 분석기관의 경고도 잇따르고 있다. 실업률 증가와 기업실적 악화로 뉴욕증시가 다시 급냉했고, 1ㆍ4분기 일본형 기업경기실사지수인 단칸(短觀)지수는 9분기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다.

유럽경제 전망도 우울하다. 때문에 일본정부가 주말 은행 부실채권 조기정리를 골자로 하는 긴급 경기대책을 내놓았고 미 FRB와 유럽중앙은행이 5월 이전에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지만 딱부러진 굿 뉴스를 찾기 힘들다.

급기야 김대중 대통령이 주재한 경제전략회의에서 정부는 향후 3개월을 '비상시기'로 규정, 매주 경제동향 점검회의를 갖기로 했으며 6월중 경제운용 종합대책을 내놓기로 했다.

'경제는 심리'라며 시장에 맞서고 실적홍보에 열올리던 경제팀의 자세가 바뀐 것이다.

따라서 금주는 개별 변수의 세세한 움직임보다 국내외 경제환경의 추세적 흐름과 정책당국의 신뢰성에 대한 시장의 평가에 주목할 시기다.

주가 환율 금리 등 가격변수에 일희일비하면서 짜증내고 허둥대봐야 상황만 더욱 나빠질 뿐이다. 정부도 이제 약발이 먹히지 않는 단기대책을 남발할 게 아니고 보다 구조적인 해법을 찾아내야 한다.

/이유식 경제부차장 y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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