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일본 총리를 사실상 결정하는 24일의 자민당 총재선거가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전 총리와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후생성 장관의 맞대결로 압축됐다.최대 파벌 하시모토파는 노나카 히로무(野中廣務) 전 간사장의 강력한 거부에 따라 그동안의 저울질을 끝내고 지난주 파벌 회장인 하시모토 전 총리의 옹립을 내부적으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하시모토 전 총리는 6일 경선 출마 의사를 밝혔으며 10일 공식적으로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한편 모리 요시로(森喜朗) 총리가 공식 퇴진 의사를 밝힌 직후인 6일 오후 모리파 회장인 고이즈미 전 장관도 출마 의사를 표명했다. 고노(河野)그룹의 아소 타로(麻生太郞) 경제ㆍ재정장관이 출마를 검토하고 있으나 당내 역학 구도로 보아 별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
하시모토ㆍ고이즈미 대결은 1998년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전 총리 집권 이래 두터운 협력관계에 있었던 당내 1ㆍ2위 파벌의 경쟁이다. 가토 고이치(加藤宏一) 전 간사장과 야마사키 다쿠(山崎拓) 전 정조회장이 고이즈미 전 장관과 손을 잡으리라는 점에서 오랫동안 자민당의 차세대 중심축으로 거론됐던 'YKK 라인'의 첫 본격 가동이기도 하다.
소속 의원의 346표와 지방조직의 141표 등 487표를 두고 벌어질 표대결에서 하시모토 전 총리는 일단 유리한 고지에 올라서 있다. 하시모토는 자파 102표, 가토파에서 떨어져 나온 호리우치(堀內)파 43표, 구 고모토(河本)파 13표 등을 확보했다.
주류파 잔류를 바라는 에토ㆍ가메이(江藤ㆍ龜井)파 55표는 물론 아소 장관이 출마를 포기할 경우의 고노그룹 12표까지 합치면 모두 225표에 이른다. 반면 고이즈미 전 장관은 모리파 60표, 야마사키파 23표, 가토파 15표, 가토파와 호리우치파의 중간에 서 있는 가토파 중간그룹 9표 등을 합쳐 107표에 그치고 있다.
다나카 마키코(田中眞紀子)의원을 비롯한 당내 무파벌 의원의 14표와 세대교체를 바라는 소장파 의원의 반란표를 보태더라도 하시모토 추격은 어렵다.
유일한 변수는 광역단체별로 3표가 배정된 지방조직의 141표다. 예비선거 1등 후보에 3표 모두를 준다는 결정이 잇따르고 있다는 점에서 예비선거에서 고이즈미 전 장관이 압도적 우세를 보일 때는 대역전극이 펼쳐질 수도 있다.
도쿄=황영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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