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대 이후 시작된 한국경제의 고도성장을 지속시켜 준 중요한 요인중 하나는 바로 근면하면서도 우수한 여성인력들이었다.여성들이 가사노동에서 산업전선으로 나오면서 우리 경제는 산업인력의 안정적 공급 속에 높은 성장을 이룩했다.
이로 인해 개발연대 초기인 1963년 37%에 불과하던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2000년 현재 48.3%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는 평균 60%에 육박하는 미국, 영국 등 선진국에 비해서는 낮은 편이다.
한편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이 가져온 디지털 혁명은 경제사회 전반에 걸쳐 예상치 못한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20세기가 육체적 힘에 바탕한 산업사회였다면 한다면 21세기는 지식을 위주로 하는 정보화산업 사회이다.
근로자의 창의성과 급변하는 환경에 적응하는 유연성이 기업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따라서 섬세함과 감성적 능력 면에서 장점을 지닌 여성인력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21세기 지식기반사회에서 승자가 될 수 있는 중요한 조건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1988년 남녀고용평등법이 시행된 이후 올해 여성부가 신설되는 등 여성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과 제도면에서 많은 개선이 있었다.
그러나 아직 여성의 사회활동 참여 수준은 더 확대될 여지가 많다. 남성과 여성간 경제활동 참가율의 격차를 보면 25.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이고 대졸이상 남녀의 경제활동참가율 격차는 지난해 현재 27.8%로 학력이 높아질수록 여성인력의 활용이 저조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
자원과 자본이 부족해서 인적자원의 효과적 활용에 승부를 걸어야 하는 우리 경제 여건을 놓고 볼 때 근면하고 우수한 여성인력을 십분 활용하지 못한다는 것은 국가적 차원에서 커다란 소실임에 틀림없다.
이번에 대한상의, 노동부, 한국일보사가 공동으로 남녀고용평등대상을 선정하고 이를 널리 알리는데 나서게 된 것 역시 남성에 못 지 않은 우수한 능력을 보유한 여성인력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함으로써 기업의 경쟁력 향상에 도움을 주는데 그 목적이 있다.
글로벌스탠다드의 시대를 맞아 우리가 선진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선진국 수준에 맞는 여러 관행과 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시급한 과제이며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저조한 수준에 머물러 있는 여성인적 자원의 활용이다.
이 땅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사회구성원을 사회경제 부문에 효과적으로 동참시키지 않고서는 우리가 선진국과 힘든 싸움을 치를 수밖에 없다.
이러한 점에서 최근 우리 기업들이 여성 인적자원의 중요성에 눈을 돌리고 채용, 배치, 임금, 승진등 여러 방면에서 성 차별적 관행을 없애고 여성근로자가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고용환경을 조성하는 등 고용평등에 관한 사회적 인식이 많이 개선되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여성인력은 우리 경제의 재도약에 있어 매우 요긴한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바야흐로 여성 인적자원의 가치에 눈을 새롭게 떠서 미래사회를 한발 앞서 준비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박용성·대한상의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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