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찰기 충돌 사건에 대한 미국과 중국 간 외교적 타결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양국은 '사과'표현 문제를 놓고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중국 관영 신화(新華) 통신은 7일 첸치천(錢其琛) 부총리가 콜린 파월 미 국무부 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이번 사건에 대해 미국이 사과할 것을 정식으로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이 통신은 또 츠하오톈(遲浩田) 국방부장이 실종된 중국 전투기 조종사 왕웨이(王偉)의 부인을 만나 중국군은 미국이 '책임을 회피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중국측의 입장은 미국이 중국의 '사과'요구를 거부하고 있는 것에 대한 불만의 표시로 분석된다.
양국은 이에 앞서 상호 이해사항을 담은 공동문안을 교환키로 합의했다고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특히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이 공동문안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져 문안이 교환되면 정찰기 승무원 귀환 절차, 공동조사 등 양국 협상이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양국 관리들이 초안을 작성 중인 공동 문안에는 중국 조종사 인명손실에 대한 미국의 유감 의사가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중국측의 사과 요구와 관련, "미국의 대응은 승무원들의 석방을 확보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계속한다는 것"이라며 "양측이 '예민한'마라톤 협상을 통해 진전을 이뤘다"고 말했다.
메리 앨런 컨트리맨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도 부시 대통령이 승무원들의 귀환에 대해 희망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으나 미국은 중국의 사과 요구에 대해서는 거부한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 외교관들은 이날 하이난(海南) 섬에 억류돼 있는 정찰기 승무원들과 3차 면담을 했다고 주중 미 대사관 무관 닐 실록 준장이 밝혔다.
실록 준장은 "승무원들의 건강과 처우 등을 확인했다"면서 "이들은 특히 고향에서 e메일을 받을 수 있게 된 데 대해 크게 기뻐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ㆍ워싱턴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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