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에게 "열심히 하면 사장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줬던 오시덕(吳施德) 대한주택공사 사장이 6일 임직원들의 아쉬움 속에 이임식을 갖고 주공을 떠났다.700여명의 직원이 참석, 30분 만에 끝난 이임식 자리에서 오 사장은 "21세기 공기업의 역할은 '공익성'에 있으며 주공도 무주택 서민의 주거안정을 위해 힘쓰는 공익적 기업으로 계속 남아 달라"며 "밖에 나가서도 주공 일이라면 힘닿는 데까지 돕겠다"고 심경의 일단을 내비쳤다.
1974년 공채로 입사한 이후 27년 동안 줄곧 주공에 몸담아온 오 사장은 지난해 1월 주공 최초의 내부승진 사장이 됐으나 최근 정부가 전격적으로 경질을 결정하자 1년여만에 중도하차했다.
이에 노조는 정부의 평가 잣대나 경질 사유를 납득할 수 없다며 이례적으로 성명서를 발표했고, 내부 동요도 적잖았으나 '공익'과 '실적'의 간격은 끝내 좁혀지지 않았다.
한 직원은 "소형 아파트 부족으로 전세난이 심각해지자 올 해 공급할 4만 가구 중 3만 가구를 소형 임대아파트로 짓기로 한 것이 오 사장이 생각한 '공기업' 주공의 모습"이라며 "주공의 역할이 뭔지 정부도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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