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홍사덕(洪思德) 국회부의장, 김덕룡(金德龍) 의원, 이부영(李富榮) 부총재는 '6ㆍ3'세대다. 서울대 문리대 61학번 동기생으로 한일협정 반대 시위에 적극 참여했던 이들은 사석에서는 말을 놓고 지낼 만큼 허물 없는 사이다.지난해 4ㆍ13 총선 직전 홍 부의장이 입당, 1년여를 한울타리에서 지내게 된 이들은 최근 이회창(李會昌) 총재를 둘러싸고 각각의 행보가 뚜렷하게 엇갈리고 있다.
■ 비판, 비판적 지지, 지지
김 의원은 최근 강연,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연일 "이 총재는 제왕적 총재"요, "1인 지배 정치, 지역 의존 정치를 하고 있다"고 몰아세웠다.
"정계 개편의 빌미가 될 수 있다"며 이 총재가 자제를 요청했지만 "중임제, 정ㆍ부통령제로 개헌, 내년 대선에 적용해야 한다"는 소신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 총재와 끊임없이 대립각을 세우면서 자기 존재를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이 부총재는 김 의원의 비판을 일정 부분 수긍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총재에게 등을 돌리지는 않은 상태.
"이 총재가 지나치게 보수쪽으로 기운다고 여겨지면 지체 없이 경고음을 내겠다"는 생각이다. 개헌론과 관련해서는 "중임제는 찬성하지만 내년 대선 이후에 본격 논의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홍 부의장은 적극적으로 이 총재를 감싼다. "이 총재의 대선 경쟁력이 제일 강하다" "흠이 하나도 없는 지도자는 없다"며 김 의원 등의 비판을 막는가 하면 "지금은 개헌을 말할 때가 아니다"며 이 총재를 편들었다.
■서로 다른 꿈
홍 부의장은 일단 '차기'는 접었다. '서울시장'에는 마음이 있지만 그것도 "이 총재 뜻에 따른다"고 말한다. 대선을 도우라면 대선을 돕겠다는 것. "2002년 12월까지는 '이 총재 대통령 만들기'만 신경 쓴다"는 생각이다.
김 의원은 "아직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정해지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차기'를 고려하고 있다는 뜻에 다름 아니다.
일각에서는 "김 의원의 목소리 내기는 결국 당권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 부총재는 '차기' 또는 '서울시장'에 대해 공개적으로 말하지 않고 있다. 다만 틈 날 때마다 "이 총재의 보수성을 보완하는 역할에 만족하지는 않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다.
최성욱기자
feelcho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