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테스코는 최근 한국도서보급과 상품권 제휴를 맺고 전국의 홈플러스 할인점 매장에서도서상품권으로 상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도서상품권 보유자들은 이번 제휴를 통해 홈플러스에서 각종 생활용품과 의류, 가전제품 등을 구입하고, 매장에서 도서상품권을 매입해서 전국 서점에서 책도 살 수 있게 됐다.
말하자면 도서상품권으로 콩나물을 살 수 있게 된 셈이다.
백화점과 할인점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상품권 발행업체들과 제휴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같은 제휴는 상품권 시장이 매년 20% 이상 급신장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각자 시장확대에 도움이 되는 윈-윈 전략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유통업체끼리 맺는 상품권 제휴 뿐만 아니라 다른 업체와도 잇따라 공조체제를 형성해 상품권 용도를 대폭 확장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유통업체의 주도로 상품권의 통용처가 넓어지면서 '공통상품권 시대'가 본격 개막된 것이다.
■다른 업종과의 제휴
유통업체가 가장 주력하고 있는 제휴대상은 정유사. 도서상품권 제휴를 맺은 삼성테스코는 앞서 SK㈜와 LG정유 등 주유상품권과 제휴를 맺었으며, 롯데와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대형 유통업체도 정유사와 상품권 제휴를 체결했다.
연간 매출이 3,000억원에 이르는 대형 정유사의 상품권을 백화점에서 취급하면 엄청난 부가상품 매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데다, 상대적으로 소득수준이 높은 자가운전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유통업체의 노림수다.
주의할 부분은 주유소와 백화점간 '상품권 호환'이 되지 않는다는 점. 주유소 상품권은 제휴를 맺은 백화점이나 할인점에서 이용할 수 있지만, 백화점 상품권은 주유소에서 이용할 수 없다.(일부 상품권 제외) 전국의 수천개 주유소에 백화점 상품권이 범람하면 '품격'이 떨어진다는 이유다.
스키장과 호텔, 외식업체 등 다양한 이종(異種)업체로 상품권의 사용 범위를 확대하는 것도 특징이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젊은이들이 자주 찾는 패밀리 레스토랑 '마르쉐'와 'T.G.I.프라이데이스', CGV영화극장, 천마산 스키장 등과 상품권 제휴를 맺고, 신세대 고객 잡기에 나섰다.
현대백화점은 호텔신라, 스위스그랜드호텔 등과 '악수'하는 한편, 예술의 전당에서도 상품권을 지불하고 문화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백화점 및 계열사와의 제휴
동종(同種)업체간 상품권 제휴는 대형 유통업체와 중소형 유통업체의 '짝짓기' 형식이 대부분이다. 현대백화점은 미도파, 애경, 대구백화점 등과, 갤러리아백화점은 삼성플라자와 제휴를 맺고 상품권을 공동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유통업체가 수월하게 상품권의 세력을 넓힐 수 있는 곳은 계열사다. 실제로 유통업체들은 모든 계열사에서 상품권으로 대금결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상품권은 할인점 롯데마그넷과 롯데호텔, 놀이공원 롯데월드에서 사용할 수 있다.
또 신세계백화점의 상품권은 계열사인 할인점 이마트와 조선호텔, 외식업체인 까르네스테이션 등에서 사용할 수 있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전국의 모든 백화점에서 상품권이 통용되는 일본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도 공통상품권이 자리잡아 가는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유통업체 및 다른 업종간 추가제휴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지영기자
kimj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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