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지도부의 공식적인 부인과 반대에도 불구, 여야 모두에서 차기 대권 주자들을 중심으로 개헌논의가 거듭 제기되면서 이를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이 확산되고 있다.정치권 공방은 여권에서 김근태 이인제 한화갑 최고위원 등이 4년 중임 정ㆍ부통령제 개헌의 필요성을 강력 주장하고 있고 야당에서도 김덕룡 의원, 박근혜 부총재 등이 비슷한 내용의 개헌을 촉구하는 등 차기 대권 주자그룹이 논의를 주도하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에 민주당 김중권 대표 등 여당 지도부는 신중한 입장 아래 논의의 공론화에 제동을 걸고 있고 이회창 총재를 비롯한 한나라당 지도부는 개헌논의 자체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 한화갑 최고위원은 6일 기자와 만나 사견임을 전제, "4년 중임 정ㆍ부통령제 개헌에 원칙적으로 찬성한다"며 "국민적 공감대가 60% 이상 되면 정치권에서도 논의를 해야 할 것"이라며 공론화 가능성을 제기했다.
민주당 이인제 최고위원도 이날 "국민들이 지지하면 국회에 기구를 만들어 개헌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고 김근태 최고위원도 "지역화합을 위해 개헌이 절실하다"고 거듭 주장했다.
야당에선 김덕룡 의원이 "김대중 대통령과 이회창 총재가 개헌논의의 물꼬를 터야 한다"며 강력하게 개헌론을 제기했고 박근혜 부총재도 "정치권에서 개헌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며 동조하고 있다.
개헌논의가 확산조짐을 보이자 한나라당 장광근 수석부대변인은 6일 성명을 내고 "민주당 수뇌부가 '개헌 군불때기'에 본격 나섰다"면서 "겉으로는 부인하고 속으로는 개헌을 통한 장기집권을 노리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백가쟁명식 개헌논의 확산에 대해 여야 내부 및 자민련에서 비판적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자민련 조부영 부총재는 이날 국회 대표연설을 통해 "지금은 개헌을 논할 때가 아니다"고 말했고 민주당 조순형 의원은 "현재의 개헌논의는 당리당략적"이라고 제동을 걸었다. 한나라당 강재섭 의원 등도 "한나라당이 반대하면 개헌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개헌논의 자제를 요구했다.
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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