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체제가 장기화하고 금융시장 불안이 이어지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단기부동자금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3월 한달간 은행 및 투신권의 단기성 수신은 무려 6조3,646억원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역별로는 투신사의 초단기예금인 머니마켓펀드(MMF) 수신이 3조3,385억원 늘어난 것을 비롯해 은행 수시입출금식예금 1조8,448억원, 6개월 미만 은행 정기예금 1조913억원, 양도성예금증서(CD) 등 단기시장성수신 899억원 등이다.
단기성 수신은 지난해 12월 1조9,245억원 감소했다가 올 1월 2조8,242억원, 2월 5조7,856억원 등으로 증가폭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반면 1년 이상 은행 정기예금은 2월 2조4,191억원이 감소한데 이어 3월에도 1조7,347억원이 줄어 시중자금의 단기 부동화 현상을 여실히 보여줬다. 투신사의 장기상품인 혼합형투자신탁도 3월 한달간 1조4,052억원이 감소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적당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자 일단 단기성 금융상품에 돈을 넣어둔 뒤 상황에 따라 '갈아타기'를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만큼 금융시장이 불안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경기급랭에 따른 기업들의 투자 기피로 3월 대기업 은행 대출은 3,447억원 감소했고, 회사채 시장이 위축되면서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규모도 1조2,689억원으로 2월(3조3,744억원)에 크게 못미쳤다.
특히 산업은행 신속인수분과 채권담보부증권(프라이머리 CBO) 편입분을 제외한 3월중 회사채 발행 물량은 4,242억원에 불과했다.
이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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