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산업의 시대, 중앙 정부 뿐 아니라 각 지방자치단체도 관심이 많다. 어렵지 않게 주민의 소득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각 지역은 관광 홍보의 일환으로 고유한 캐릭터를 만들고 곳곳에 상징물을 세워 놓았다. 그 지방의 자연경관과 전통에 걸맞은 상징물이나 홍보물은 방문자들이 그 곳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런데 도움은커녕 혐오감마저 들게 하는 것도 없지 않다. 대표적인 예가 허수아비. 곡창지대의 지자체 중 허수아비를 상징물로 내세워 축제까지 벌이는 곳이 몇 있다.
한꺼번에 수십 개 혹은 수백 개의 허수아비를 논밭에 세워 놓는다. 다 떨어진 옷을 입은 허수아비 수백 개가 열을 지어 있는 모습은 곡창지대의 상징과는 거리가 멀다. 피난민 같다.
자동차 헤드라이트에 비쳐진 허수아비 무리를 보고 혼비백산하는 운전자들도 있다.
만드는 데는 고생을 했지만 관리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다른 상징물들도 이런 식이다. 장난기가 심하거나 미적인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 것들이 도처에 산재해 있다.
한 고장의 상징을 선정하고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보이는 일. 기발한 아이디어는 물론 미학적인 탐구, 관리 능력에 대한 연구 등 모든 면에서의 노력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권오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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