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올해 국정목표를 강력한 국가경제력 건설과 대외개방에 둠으로써 개혁ㆍ개방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그들의 지상과제임을 분명히 했다.비록 '우리식 사회주의'와 '선군(先軍) 혁명' 등 상투적인 구호가 전제됐음에도 무게 추가 단연 개방과 경제건설에 있음은 부연설명이 필요치 않다.
북한은 5일 이례적으로 단 하루만의 최고인민회의 제10기 제4차 회의에서 이 같은 방침을 대내외에 천명했다.
결론부터 말해 우리는 북한이 채택한 대외 개방 및 경제개발 우선정책을 환영한다. 오늘날과 같은 개방화 시대에 더 이상 우물 안의 개구리처럼 살아 갈 수는 없는 일이다.
북한의 자세변화는 지금까지 북한의 정책노선을 신뢰하지 못했던 측에도 새로운 인식전환의 계기가 되리라 확신한다.
내친 김에 우리는 북한의 정책변화가 질척거리고 있는 북미, 북일관계 개선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길 바란다.
최고인민회의는 북한의 헌법상 최고 주권 기관이다. 이날 최고인민회의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비롯한 당ㆍ군ㆍ정 고위 간부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북한이 대외개방을 국가적 목표로 천명한 것은 올들어 김 위원장의 신사고(新思考)와 함께 우리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거듭 강조하지만 이제 개혁ㆍ개방은 더 이상 거역할 수 없는 북한의 시대적 사명이 되었다는 것이 우리 생각이다.
북한 총리 홍성남은 보고를 통해 "우호적으로 대하는 모든 나라들과 완전한 자주성, 내정불간섭, 호혜의 원칙에서 대외관계를 전면적으로 확대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대외개방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또 "인민생활을 향상시키는 것은 올해 내각의 가장 절박한 과업"이라고 경제건설이 당면 과제임을 강조했다.
최태복 의장도 "지난해 역사적 평양상봉과 6ㆍ15공동선언은 50년 조국통일 운동사에서 일찍이 없었던 새로운 국면"이라고 평가했다.
우리는 일련의 언급으로 보아 북한이 김 위원장의 서울답방 등 남북간 합의사항을 준수할 것으로 확신하게 된다.
특히 주목되는 점은 북한이 국제기구와의 협력 강화를 역설한 점이다. 현재의 국제기구가 미국 주도임을 감안해 보면 북한이 미국과의 관계개선 희망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어쨌든 개혁ㆍ개방의 출발점이 소강국면의 남북대화 재개에 두어져야 한다는 점을 북한이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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