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0쪽 분량의 잡지에 광고가 없다. 화려한 컬러사진도 없다. 흑백의 사진에는 장삼이사의 은근한 일상이 담겼고, 그들의 속내가 풋풋한 글에서 묻어난다.흙냄새 물씬 나는 우리 것, 우리 정서를 맑은 시선으로 길어내는 계간지가 창간됐다. '디새집'(열림원 발행). 발행인은 정중모씨고 편집인은 이지누씨다.
'디새집'은 기와집의 순우리말이다.
한국의 자연, 문화, 사람, 사상을 두루 다루면서 한국의 내면을 속 깊게 다룬다는 디새집이 내세우는 자랑은 '기사 오래 익히기'다. 전화 통화로만 한, 불성실한 인터뷰 기사가 넘쳐나는 시대에 글의 신뢰성과 알찬 내용을 위해 세운 방침이다.
최소한 다섯 번 넘게 만나는 것. 한번의 만남도 2박 3일간의 장기 만남으로 정했다. 기사 한꼭지를 위해 6개월의 시간을 두고 완성한다는 것이다.
창간호에 선보인 강원 삼척시에서 60여년을 베짜기에 바쳐온 김 할머니 이야기나 제주 해녀 할망 고씨의 얘기도 그렇게 나왔다.
봄호에 참여한 필진의 무게도 만만찮다. 소설가 박완서, 신화연구가 이윤기, 화가 이철수, 일지 스님, 사진작가 김수남, 정민 한양대 교수 등이다.
발행인 정씨는 "과거의 문화를 이야기를 하되 옛날에 머물지 않고, 현재를 이야기 하되 한국에만 머물지 않겠다"며 "한국이란 재료로 무엇을 만들려고 하면 촌스럽다고 여기기 일쑤지만 디새집을 보는 순간 잘못된 생각이란 것을 알 것"이라고 말했다.
디새집은 원고료 500만원의 '디새구비문학상'을 제정하고 올해말까지 200자 원고지 500매, 사진 20장 안팎의 원고를 공모한다. 문의 02-337-0700
송용창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