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정상들이 정찰기 충돌사건에 대해 유화적인 발언을 하는 가운데 승무원 석방 등 사건 해결을 위한 양국의 외교 협상이 진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중남미 6개국을 순방 중인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은 5일 첫 방문국 칠레에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유감 발언은 충분치 않다"며 미국의 사과를 재차 요구했다. 하지만 "양국 지도자들은 이해 관계를 최대한 고려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혀 외교적으로 원만히 문제를 해결할 의사가 있음을 표시했다.
앞서 부시 대통령도 이날 공식 사과를 거부했으나 "중국 조종사와 전투기 실종을 유감으로 생각하고 조종사 가족들에게 기도를 보낸다"고 말한 데 이어 6일 "중국의 세계무역기구 가입을 지지한다"며 중국을 경제 동반자라고 표현해 유화적인 태도를 분명히 했다.
한편 콜린 파월 미 국무부 장관은 6일 미국 외교관들의 정찰기 승무원 두 번째 면담 직후 "고무될 정도로 승무원 석방 협상에 진전이 있다"고 말해 사건 해결의 가닥을 잡아가고 있음을 시사했다. 조지프 프루어 주중 미 대사도 "중국 당국자와 협상하고 있으며 건설적인 협상이 계속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협상은 베이징과 워싱턴에서 동시에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측통들은 미국의 사과가 있어야만 추가 면담을 허용하겠다던 중국 당국이 승무원 면담을 허용한 것 자체가 협상에 진전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베이징ㆍ산티아고ㆍ워싱턴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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