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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아스카 기토라고분 / 고구려 '순수 四申圖' 특징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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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아스카 기토라고분 / 고구려 '순수 四申圖' 특징 그대로

입력
2001.04.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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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나라(奈良)현 아스카(明日香)촌 기토라 고분에서 사신(四神) 가운데 하나인 주작(朱雀)이 발견돼 3일 공개됨으로써 고대 일본문화에 미친 한반도 문화의 영향을 다시 한번 입증시키고 있다.기토라 고분은 직경 14㎙로 7세기말부터 8세기초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1998년 석실 내 천장과 벽면에서 천체 운행선이 그려진 성수도(星宿圖ㆍ천문도)와 청룡, 백호의 채색벽화가 발굴된 바 있다.

18년전 조사 때 확인된 석실 북벽의 현무와 함께 이번의 주작 발견으로 사신도 모두가 존재하는 것으로 최종 확인된 것이다.

완벽한 형체를 갖춘 사신도가 일본 고분에서 나온 것은 기토라 고분 북쪽으로 1㎞ 떨어진 다카마쓰즈카(高松塚) 고분의 사신도와 함께 두 개뿐이다. 다카마쓰즈카 고분에서는 주작이 발견되지 않아 주작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목되는 것은 기토라 고분의 사신도가 다른 인물들과 함께 등장하지 않고, 오직 사신만이 등장한 '순수 사신도'라는 점이다. 이는 중국과 다른 고구려 사신도의 특징이다.

전호태 울산대 교수는 "사신도가 중국에서 유래한 것이긴 하지만, 중국에서 발견되는 사신은 신선이나 다른 인물에 딸려 있지만 고구려 벽화에서는 오직 사신만이 등장한다"며 "이는 사신신앙과 함께 발전한 고구려의 독자적 문화양식"이라고 말했다. 기토라 고분이 고구려문화의 영향권 아래 있었음을 말해 준다.

98년 발견된 성수도도 마찬가지다. 당시 일본 학계는 일본의 고대 천문관측 기술을 증명한다고 흥분했지만, 기토라 성수도에 그려진 별자리의 관측지점이 북위 39도, 즉 고구려의 평양인 것으로 조사됐다. 고구려인이 본 하늘을 그대로 그려놓은 것이다.

그러나 우리 학계는 이런 영향이 고구려로부터 직접 받은 것인지는 명확치 않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고구려의 '순수 사신도'가 백제에도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특히 아스카 지역은 백제인들이 4~7세기에 대거 이주해 백제문화를 꽃피웠던 지역이고, 기토라 고분이 백제의 전통적 고분 형태인 석곽묘이기 때문에 고분의 주인은 백제인이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아라키 히로시(荒木博之) 일본 히로시마(廣島)대 명예교수도 기토라 고분의 주인이 백제왕족이라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일본의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 왜곡 역사교과서의 고대사 부분에서 '한반도'라는 명칭을 빼고 '밖에서' 들어온 기술과 지식이 일본에 퍼져나갔다며 한국문화의 영향을 애써 회피하고 있지만 기토라 고분의 사신도는 피할 수 없는 역사의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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