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을 틈타 서민을 등치는 사채 폭력배가 지난해보다 무려 2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경찰청은 6일 사채 폭력배의 횡포가 지적(본보 2월14일자 1ㆍ31면)된 직후부터 지난달 말까지 전국에서 집중 단속을 벌여 총 3,220명의 기생 폭력배를 검거, 1,563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들 중 사채관련 폭력배는 354명(전체 검거자 중 11%)으로 지난해 6월 한달간 검거인원 98명(전체의 5.3%)보다 3배나 많고 비중으로도 2배가 늘었다. 피해액수도 100만원 이하가 73.3%, 100만~500만원 이하가 14.1%로 대부분 소액이어서 서민의 피해가 큰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 시흥시의 '좋은 훼미리파' 두목 유모(29)씨는 지난해말부터 직접 사채사무실을 차려놓고 채무자 윤모(29)씨에게 "150만원을 갚지 않으면 새우잡이 배에 팔아버리겠다"고 협박, 400만원을 빼앗는 등 지난달 말까지 채무자 7명을 폭행ㆍ협박, 1,500여만원을 빼앗은 혐의로 구속됐다.
또 사채폭력배 김모씨 등 5명은 임신부 이모(24ㆍ여)씨가 2,000여만원을 갚지 않자 12시간 동안 납치 폭행하고 강제로 '장기 및 사창가 매매각서'까지 작성했다.
협박에 시달리다 못한 채무자가 자살을 기도하고 가족의 생명까지 위협받는 일도 잦다. 올 2월 중순 사채업자에게 딸수술비 150만원을 빌린 정모씨는 경기 구리시의 'Y월드파' 최모(44)씨 등 9명에게 끌려가 "210만원을 안내면 섬에 팔아버리겠다"는 협박에 시달리다 못해 수면제를 먹고 자살까지 기도했다.
부산에서 유사금융 파이낸스 회사를 운영하는 고모(36)씨는 지난해 10월부터 월30%의 고리를 못갚는 채무자 107명에게 "가족을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해 8,700만원을 빼앗았으며 서울 종로의 사채폭력조직인 '김실장파' 두목 김모(27)씨 등 5명은 회사원 최모(47)씨에게 "휘발유를 끼얹어 불질러 죽이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경제난이 심화하면서 서민들을 상대로 한 고리대 사채폭력배의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최근엔 30인 이상 대형 기생폭력조직이 2배로 늘어나는 등 대형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배성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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